벤 에플렉, 맷 데이먼에 눌렸던 그가 세계적 감독이 되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2.04 10: 14

이제 배우 출신 명감독의 리스트에 이 사람을 빼놓을 수 없게 됐다. 바로 벤 에플렉이다.
에플렉은 영화 '아르고'로 제 70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데 이어 미국 감독조합상(DGA)을 거머쥐었다. 무엇보다도 '링컨'의 스티븐 스필버그, '제로 다크 써티'의 캐스린 비글로우, '레미제라블'의 톰 후퍼, '라이프 오브 파이'의 이안 감독 등 엄청난 감독들을 제치고 수상을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제 에플렉은 이 감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감독이 된 것이다.
감독조합상은 골든글로브와 함께 아카데미상의 결과를 점치는 지표가 되는 시상식으로 이 상 수상자가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지 못한 경우는 역사상 여섯 차례밖에 되지 않을 정도다. 그렇다면 에플렉은 오는 24일 열리는 제 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이 유력하다는 것을 뜻하나, 에플렉이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한 상황이라 또 다른 이변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아르고'는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라 있다.

어쨌거나 올해 영화 시상식은 '에플렉의 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을 넘어선 감독으로서 그의 능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사실 에플렉은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이자 둘이 함께 각본을 쓰고 출연해 빛을 보기 시작한 영화 '굿 윌 헌팅'의 맷 데이먼에 비해 할리우드에서 그 존재감의 무게가 달랐다. 시작은 같았으나 데이먼이 연기파 배우와 감독의 이미지를 키웠다면 애플렉은 스타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던 것. 
데이먼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 '본 시리즈', '디파티드' 등의 대규모 걸출한 작품을 내놓으면서도 스티븐 소더버그, 케빈 스미스, 구스 반 산트, 테리 길리엄 같은 명감독들과 함께 작업하고 규모가 작은 영화들에서도 출연하며 메이저와 마이너를 오가는 배우로 활약했다. 반면 애플렉은 '화씨 9/11' 같은 영화에 모습을 비추기도 했으나 '아마겟돈', '진주만', '데어데빌' 등의 블록버스터물로 주로 관객들의 뇌리에 인상을 심어줬으며 할리우드 여배우들과의 스캔들 주인공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맷 데이먼이 재능있는 영화인이란 이미지가 컸다면 애플렉은 더 잘생긴 외모만큼 스타로서의 분위가 강했던 것. 중간에 배우로서 슬럼프도 겪었던 에플렉은 하지만 2007년 '가라, 아이야, 가라'에서 각본과 연출을 맡은 뒤 두번째로 공동 각본을 쓰고 연출과 주연까지 맡은 범죄 영화 2010년 '타운'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아르고'로 명감독이란 수식어를 달 위치에 오게 됐다.
하지만 이들의 우정은 변치 않고 있다. 이들은 함께 제작사 라이브플래닛을 만들었고, 2012년에는 펄 스트리트 필름스를 설립했다. 또 보스턴 출신의 갱 보스인 제임스 벌저의 일생을 그린 영화에서 다시 뭉칠 예정이다.
ny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