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플레이 성향이 강하고 질질 끈다는 편견을 바꾸는 등 성장한 모습을 보이겠다."
박희도(27, 전북)는 2008년 프로 데뷔 후 승승장구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예비 명단에도 뽑혔고, 축구대표팀의 스페인 전지훈련도 따라갔다. '황선홍 감독의 황태자'로 불리며 한국 축구의 미래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의 기억 속에서 '박희도'라는 이름은 점점 잊혀졌다. 그러나 박희도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 2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2013년을 부활의 해로 정했다.
박희도는 지난해 우승팀 FC 서울에서 전북으로 이적했다. 2012년 트레이드 후 1년 만에 또 다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전지훈련장에서 그는 "두 번째 이적이라 지난해보다는 마음이 편하다. 전북이라는 강팀이고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와서 좋다"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서울처럼 치열한 주전경쟁이 예고되지만 박희도는 이적을 오히려 의미 있게 받아들였다. 그는 "주전이 보장된 팀이면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 전북이 강팀이라 주전경쟁을 계속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량 업그레이드를 약속했다.
2011년 부산에서 2군으로 떨어지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고, 2012년 서울에서는 조커로 밀리면서 17경기에서 1골 1도움에 그쳤다. 2008년 프로 데뷔 후 가장 초라한 성적표였다. 그렇지만 현실을 받아들인 박희도는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계획이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5골, 5도움을 목표로 잡았다. 2008년 데뷔 해에 4골-4도움을 기록했다"고 목표를 설정한 박희도는 "서울에서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마음적으로 안정을 찾았다. 2011년에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지난해에는 큰 욕심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재충전을 했으니 오기를 가지고 다시 한번 박희도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얄궂은 운명처럼 박희도는 친정팀 서울과 불꽃 튀기는 우승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는 "전북 선수들이 서운하게 생각했던 우승 단체 사진 세리머니 때 다행히 저는 찍히지 않았다. 서울이 친정팀이고 좋은 추억이 많지만 반드시 이기겠다. 최용수 감독님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창의적인 플레이가 강점인 그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경기에 계속 출전하고 자신감이 올라온다면 예전의 플레이를 충분히 펼칠 수 있다"며 "전북에서 잘 한다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의 문도 열리게 될 것이다. 개인 플레이 성향이 강하고 질질 끈다는 편견을 바꾸는 등 성장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부활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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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