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말과 올 연초, 미국을 뜨겁게 만들고 있는 영화 시상식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여배우는 누굴까? 앤 해서웨이! 그렇다. 그녀와 더불어 바로 제니퍼 로렌스다.
로렌스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는 드물게 메이저 영화제에서 릴레이 수상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여주인공.
한국 관객들에게는 '엑스맨:퍼스트 클래스', '헝거게임:판엠의 불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누구나 들어서 알 정도로 대중 스타가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헝거게임:판엠의 불꽃' 개봉 당시 주인공의 낮은 인지도가 흥행에 있어서 단점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

하지만 '헝거게임:판엠의 불꽃'을 본 관객이라면, 그 보이시하면서도 깊은 눈동자와 진지한 연기에 호기심을 가졌을 법 하다. 이미 2010년 '윈터스 본'을 보고 그녀를 차세대 할리우드 유망주로 점찍은 사람들도 많았지만.
'윈터스 본' 이후 '비버', '라이크 크레이지', '헤이츠' 등에 출연한 로렌스는 '헝거게임'의 캣니스 에버딘 역은 맡으며 할리우드의 새로운 여전사의 탄생을 알렸고, 이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을 통해 말그래도 젊은 여배우의 '신의 한 수'를 보여준다.
90년생인 제니퍼 로렌스는 나이 답지 않는 초특급 여배우의 아우라와 안정된 연기력으로 관객들과 할리우드를 사로잡고 있다. 실제로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이 맡고 싶어하는 역할을 로렌스가 뺏어간다는 위협을 느낀다고. 졸리는 사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역할을 누구보다 원했고 주인공으로 내정돼 있기도 했지만, 로렌스가 오디션에서 감독을 사로잡으며 배역보다 어린 나이에도 이 역을 거머쥐었다는 후문이다. 졸리의 남편인 브래드 피트도 스크린 속 로렌스에 눈을 떼지 못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결국 남편의 죽음 이후 외로움 때문에 직장 내 모든 남자들과 잠자리를 갖는, 예측불허의 인물 티파니 역은 로렌스가 연기하며 또 한 명의 스타탄생을 알리게 됐다.
로렌스는 할리우드에서 스타성과 연기력을 둘 다 갖춘 인재로 꼽히는 것이 장점이다. 온라인 남성 잡지인 '에스크맨 닷컴(AskMen.com)'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 세계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2013's Most Desirable Woman) 1위에 등극한 것처럼 충분한 스타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2012년 제38회 LA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 2013년 제19회 미국 배우 조합상 영화부문 여우주연상, 2013년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 가장 좋아하는 여자 영화배우상 등을 수상하며 연기력에서도 탄탄한 배우임을 입증하고 있다.
제 70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는 오는 24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강력 후보다. 나이에 비해 너무 성숙해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한 사람들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무대에서 보여준 귀엽고 발랄한 수상소감을 보며 '역시 제 나이구나'를 느끼고 아빠-엄마 미소를 지었을 법 하다.
그런가하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미국에서는 지난 주 개봉관을 168개나 늘리고, 4위로 떨어졌던 박스오피스 순위도 다시 3위로 한 단계 오르는 등 '장기 흥행'의 끝판왕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세가 오스카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국내에서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국내에서도 오스카 버프를 힘껏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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