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복귀를 앞두고 있는 조정훈(28,롯데 자이언츠)을 다승왕(2009년)으로 만들어 준 것은 바로 포크볼이었다. 원래 조정훈은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주무기로 구사하던 투수였지만 2009년 시즌 포크볼의 비중을 30%까지 높였고 이것이 주효했다. 2009년 준플레이오프 두산과의 1차전에서 조정훈은 포크볼만 절반 이상 던지며 승리투수가 돼 리그 최고의 포크볼러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렇지만 2010년 조정훈은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을 던지다 어깨와 팔꿈치에 무리가 왔고, 결국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게 됐다. 재활을 하는 기간 동안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해결한 조정훈은 지난달 팀에 합류, 현재는 사이판 전지훈련 캠프에서 순조롭게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다.
2010년 당시 부상을 당했던 조정훈을 두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던 게 바로 포크볼이다. 검지와 중지를 벌려 공을 끼워 던지는 포크볼은 직구와 비슷하게 날아오다 홈 플레이트 앞에서 회전이 줄어들어 갑자기 뚝 떨어지는 공. 조정훈은 포크볼러 가운데서도 최고로 손꼽혔는데 타자들로부터 '알고도 못 친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포크볼이 투수들의 팔꿈치 부상 확률을 높인다는 설이 있다. 포크볼을 주무기로 삼는 선수 가운데 팔꿈치 부상에 시달린 선수가 많았기에 이러한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된다. 지난해 선발투수로 전향,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두산 이용찬(24)이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되면서 이런 주장은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이용찬은 지난해 2009년 조정훈 못지않게 포크볼을 많이 던졌다.
반면 포크볼과 부상이 큰 연관이 없다는 의견도 많다. 현역시절 포크볼로 이름을 날린 두산 정명원(47) 투수코치는 큰 부상 없이 오랜 시간동안 선수생활을 했다. 정 코치는 "포크볼을 던진다고 해서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대신 구속이 떨어질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말한다. 또한 일본에는 포크볼을 못 던지는 투수가 드문데 한국과 비교해서 투수들의 부상 빈도가 많은건 아니다.
조정훈 역시 포크볼과 자신의 부상은 큰 관계가 없다고 말한다. "포크볼을 많이 던져서 팔꿈치 부상을 당한 건 아니다. 포크볼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조정훈의 주장이다. 오히려 2010년 전지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규시즌에 복귀, 무리를 한 것이 부상의 직접적인 원인에 가깝다. 게다가 조정훈은 2010년 어깨 통증에 시달렸고, 이것이 투구 밸런스를 무너뜨리면서 팔꿈치에 더욱 부담이 됐다.
롯데 김시진(55)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김 감독은 "포크볼은 무리가 가는 구종이 맞다"고 말한다. "직구나 슬라이더는 공을 채 주기 때문에 공에 대부분의 힘을 전달하게 된다. 그렇지만 포크볼은 손가락 사이에 끼워서 흘리듯 던지는 공이라서 팔에서 나온 힘을 다 쏟을 수 없다. 남아 있는 힘이 팔꿈치 쪽 근육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이는 투수들이 쉐도우 피칭을 할 때 수건을 쥐고 하는 이유와 같다. 아무것도 쥐지 않고 쉐도우 피칭을 하면 팔에 무리가 가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힘을 실어서 보낼 매개체로 수건을 쥐는 것.
그렇지만 김 감독은 조정훈이 포크볼을 던지는 것에 대해 지적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조정훈의 투구 레퍼토리는 내가 바꿀 수 있는게 아니다. 분명 포크볼은 위력적인 공인데 포기할 수 없다. 선수 본인이 필요하다면 본인이 (투구 레퍼토리를)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감독은 "가급적이면 결정구로 쓰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조정훈의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당장 시즌 개막부터 출전하기는 힘들지만 구단은 이르면 5월, 늦어도 7월이면 조정훈의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과연 조정훈이 복귀 후에도 예전과 같은 명품 포크볼을 보여줄 것인가.
cleanupp@osen.co.kr
[스페셜 프로모션] 정통야구매거진 오!베이스볼 정기구독 Big이벤트-글러브 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