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이하 ‘이태백’)이 배우들의 호연과 신선한 소재로 좋은 인상을 남기며 첫 방송을 마쳤다. 그러나 이와 함께 전형적인 인물구도와 ‘루저’의 뻔한 성공담이라는 평 또한 받고 있다.
‘이태백’의 주인공인 이태백(진구 분)은 별 볼일 없는 조건을 가진 사람이 개천에서 용 나듯 성공하게 된다는 이야기의 전형적 인물이다. 그는 하찮은 스펙 때문에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지만 대담함과 창의성으로 무장한 숨은 인재다. 이러한 인물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좌절하지 않고 도전해 성공에 이르게 된다는 사연은 너무나 흔한 이야기다.
백지윤(박하선 분) 또한 힘겨운 현실에도 꿋꿋이 자신의 몫을 해 나가는 캔디형 여주인공이다. 애디 강(조현재 분)은 광고회사 대표의 아들로 능력과 조건을 모두 갖춘 완벽남이며 커리어우먼인 고아리(한채영 분)는 주인공 이태백의 전 여자친구로 이기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이태백을 배신하는 악녀다. 이와 같이 이태백을 포함한 주인공 네 사람의 구도는 90년대 드라마부터 흔히 선보였던 것이기에 대중에게는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이처럼 자칫 흔해빠진 드라마로 전락할 수 있는 ‘이태백’이 전세를 뒤집을만한 장기는 소재의 신선함이다. 앞서 지난 1999년 KBS 2TV 드라마 ‘광끼’가 광고를 소재로 한 적이 있었으나 ‘광끼’는 대학의 광고 동아리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본격적인 광고 소재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렇기에 ‘이태백’은 색다른 소재인 광고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최초의 드라마다.
첫 회에서도 ‘이태백’이 가진 소재의 매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극중 소규모 간판업체에서 일하는 이태백은 자기마음대로 금산애드에서 맡긴 자동차 광고의 간판을 본래의 시안처럼 가로로 매다는 것이 아닌 세로로 달아버렸다. 커다란 광고판을 세로로 매다는 이태백의 모습에서는 톡톡 튀는 참신함을 엿 볼 수 있었다. 세로로 달린 광고판이 커다란 창문 앞에 놓이고 이를 본 광고주가 흡족해 하는 장면에서는 단순한 ‘미션 클리어’에 그치는 것이 아닌 놀라움이 섞인 통쾌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드라마 첫 주연을 맡은 진구의 연기변신 또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태백’만의 매력이다. 그동안 깡패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을 정도로 강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진구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쾌활한 열혈청년으로 변신했다. 첫 회부터 시청자의 눈길을 끈 그의 호연은 ‘이태백’이 시청자들에 좋은 첫 인상을 남길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 됐다.
이제 막 출발선을 떠난 ‘이태백’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단 좋은 스타트로 호평을 받고 있는 ‘이태백’이 식상함과 신선함의 갈림길에서 어떤 곳으로 향하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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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광고천재 이태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