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을 두려워말라" 송진우, 한화 마운드 재건 특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2.05 06: 14

"볼넷을 두려워말라". 
한화는 지난 4년간 3번이나 최하위에 그치며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한화의 추락에는 마운드의 붕괴가 결정적이었다. 지난 4년간 매년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에 머물렀다. 올해도 류현진·박찬호·양훈 등 핵심 투수들이 빠져나가 한화 마운드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야말로 걱정반 우려반. 이 같은 상황에서 '전설의 투수' 송진우(47) 투수코치가 1군 마운드 지휘권을 받아 마운드 재건의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 7월부터 1군 투수코치로 올라온 송진우 코치는 처음으로 풀타임 1군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중반으로 향하고 있지만, 불펜에서 따로 스피드건으로 구속을 재지 않으며 투수들의 밸런스를 향상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투수들이 불펜피칭 중 조금이라도 지치고 나약한 모습을 보일 때에는 "나도 지금은 70개 정도 던질`수 있다"는 말로 정신이 번쩍 들게끔 한다. 

한화 투수들은 "송진우 코치님이 가장 강조하시는 건 역시 컨트롤"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투수는 "코치님께서 '투수가 피하면 갈 곳은 집밖에 없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역 시절 무려 21시즌을 던지며 최다승(210승)-최다이닝(3003)-최다탈삼진(2048개) 기록을 세운 송 코치는 최고 컨트롤 마술사로 통했다. 
한화는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의 불펜 피칭장 기둥에 매단 흰색의 줄을 연결시켜 5개의 피칭장에 사각 모양의 스트라이크존을 만들어 놓았다. 불펜 피칭을 마치면 투수들의 공에 줄이 끊기기도 한다. 송진우 코치는 "이 방법이 꼭 들어맞는 건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컨트롤 향상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송 코치의 뜻은 단순히 컨트롤에만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대개 컨트롤을 판별하는 기록으로는 볼넷이 있다. 송 코치는 바로 이 볼넷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송 코치는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볼넷을 주지 않으려 힘없이 가운데로 밀어넣는 공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그러다 큰 것을 맞으며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 차라리 볼넷을 주더라도 자신있게 자신의 공을 원하는 곳으로던지는 게 중요하다. 볼넷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송 코치는 "어려운 말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서든 피하지 않고 자신의 밸런스에서 공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넷이라는 단순 결과에 쫓기지 않고 자기 밸런스에서 공을 던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때로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볼넷이라는 결과에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구를 과감하게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단순히 "볼넷만을 주지 말라"는 것에서 한 단계를 넘은 지도법이다. 
현역 시절 투수 수비의 1인자로 통했던 송 코치는 투수들의 수비에도 누구보다 신경 쓰고 있다. 투수 수비 중 조금이라도 공을 두려워하는 기미를 보이면 훈련 중 따로 시간을 내 송 코치와 공포의 1대1 펑고훈련이 이어진다. 고졸 신인투수 이충호가 송 코치에게 딱 걸려 포수 장비차고 맹훈련을 받아야 했다. 송 코치는 "공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화는 투수들의 수비력도 약점으로 지적됐는데 송 코치는 이 부분도 싹 뜯어고칠 의지다. 
송 코치는 "우리팀 마운드를 두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류현진·박찬호·양훈의 공백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 선수들만 이야기할 수 없다. 충분히 공백을 메워 줄 투수들이 있다. 모든 투수들에게는 지금이 기회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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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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