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호가 가장 좋아졌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한화는 신인투수만 무려 5명을 데리고 왔다. 김응룡 감독은 "이들 중에서 곧바로 1군에 뛸 만한 선수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충암고를 졸업한 좌완 투수 이충호(19)도 그 중 하나. 특히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성장한 투수로 꼽히며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김응룡 감독보다도 3살이 더 많은 전설적인 잠수함 투수 출신의 신용균 투수 인스트럭터는 "이충호가 캠프에 온 뒤 가장 좋아졌다. 컨트롤이 안정돼 있고, 볼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힘을 모아서 던지는 방법을 깨우친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일본인 간베 토시오 인스트럭터도 이충호를 기대주 중 하나로 꼽았다.

지난해 충암고 에이스로 활약한 이충호는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전체 38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하지만 입단 후 서산 마무리훈련 때부터 조금씩 두각을 나타냈고 12월 비활동기간 특별훈련을 거쳐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했다. 이 곳에서 눈에 띄게 발전한 모습으로 당장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충호의 강점은 컨트롤이다. 그는 지난해 고교 8경기에서 54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을 11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9이닝당 볼넷이 1.81개에 불과하다. 한화 스카우트팀도 이충호의 이 같은 안정된 컨트롤을 높이 평가하며 4라운드에 그를 낙점했다. 지명 당시 구단 내에서는 "장원삼(삼성)처럼 될 수 있는 투수"라는 희망섞인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그 기대가 생각보다 빠르게 실현될 조짐이다. 캠프 입성 후 볼에 힘이 붙고 있기 때문이다. 이충호는 "제구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지만 스피드가 떨어졌었다. 프로에 온 뒤로 살을 찌우는데 힘 썼다. 원래 75kg이었는데 이제는 82kg으로 7kg 정도를 찌웠다. 볼끝에도 힘이 붙고 있다는 걸 느낀다. 코치님들도 그 부분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지난달 31일 첫 자체 평가전에서는 홍팀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기록 자체보다는 투구내용이 좋았다. 특히 5회 무사 1·3루 위기에서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3번 정현석을 유격수 앞 병살타, 4번 김태완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1점으로 최소화한 두둑한 배짱과 위기관리능력을 자랑했다.
이충호의 롤모델 역시 장원삼이다. 그는 "한화에도 좋은 선배님들이 많지만, 가장 닮고 싶은 투수로는 장원삼 선배다. 나와 스타일이 비슷한 투수이기 때문"라며 "올해 1군에서 던질 기회를 얻는다면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과연 이충호가 '한화의 장원삼'으로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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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