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현, “제 2의 유원상 나와야 LG가 산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2.05 10: 31

LG 조계현(49) 수석코치가 유원상(27)의 WBC 승선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유원상은 지난 시즌 유망주의 껍질을 깨고 리그 정상급 불펜투수로 올라섰다. 2006년 한화에 1차 지명되며 한화의 미래를 열 에이스로 낙점됐지만 좀처럼 기복을 극복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선발투수에서 불펜투수로 보직을 바꾸고 폼을 간결하게 수정하면서 마침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유원상은 140km 중후반대의 직구와 140km를 상회하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LG의 특급 셋업맨으로 자리, LG의 시즌 초 상승세의 주역이 됐다. 58경기 74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43개 21홀드 평균자책점 2.19을 올려 지난해 투수 중 고과 1위에 올랐고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도 달았다. 시즌 중 “아시안게임보다 최고의 무대, 최고의 선수들과 겨루는 WBC에 가고 싶다”던 소원이 이뤄진 것이다.

대표팀 합류가 기쁜 것은 유원상 만이 아니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에서 투수 코치를 맡았던 조계현 코치 역시 봉중근을 제외하면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LG 투수의 국가대표 합류에 웃음을 지었다.
조 코치는 유원상이 당장 WBC에서 보여줄 활약보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무대에 오른다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유원상의 모습이 유망주의 성장이 더딘 LG에 큰 자극이 되기를 바랐다.
“물론 원상이가 WBC에서 대표팀의 중요 보직을 맡아 잘하는 게 가장 좋다. 그러나 만약 고전하더라도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 본다. 선수라면 한 번쯤 큰물에서 놀아봐야 한다. 그래야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제대로 느낀다. 원상이 뿐이 아니라 다른 LG 선수들도 이런 기회를 얻어야 도약할 수 있다. 유원상 같은 선수가 꾸준히 나와야 LG가 산다.”
LG는 지난해 유원상의 활약으로 잃어버렸던 두 가지를 얻었다.
첫째로 봉중근과 짝을 이룰 불펜 필승조를 구성, 지난 10년 동안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던 불펜진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언제나 경기 후반 허무하게 역전패를 당했던 악몽에서 벗어나 비로소 승리공식을 마련한 것이다. 현역 시절 이상훈 고양원더스 투수코치와 불펜 필승조를 이뤘던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원상이와 중근이가 나와 이상훈보다 낫다”고 평가한 바 있다. 
  
둘째로 트레이드 실패에 따른 유망주 유출에 전환점을 마련했다. 최근 몇 년 동안 LG의 1.5군 선수들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자마자 다른 선수가 됐다. LG 유니폼을 입었을 때 공갈포 였던 두 타자가 트레이드 후 홈런왕과 MVP에 올랐다. 그러면서 LG는 트레이드를 주저했고 선수단 교통정리에 난항을 겪었다. 1994년 현 KIA 2군 감독인 한대화를 트레이드로 영입, 타선의 방점을 찍어 창단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것과 상반된다. 하지만 2011년 7월 한화와의 트레이드로 얻은 유원상은 완전한 반전카드가 되고 있다. 유원상이 활약할수록, LG 구단도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drjose7@osen.co.kr
[스페셜 프로모션] 정통야구매거진 오!베이스볼 정기구독 Big이벤트-글러브 증정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