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흔들 4강, 시작부터 ‘후유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05 14: 15

시즌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가을잔치에 나섰던 상위권 팀들이 부상 악령에 신음이다. 이 변수가 올 시즌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은 4일 비보를 전해 들었다. 지난해 10승1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한 차세대 에이스 이용찬(24)의 팔꿈치 수술이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이용찬은 지난달 30일 미야자키 전지훈련 도중 팔꿈치 통증을 느껴 귀국했다. 경미한 부상이길 바랐지만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에 웃자란 뼛조각이 발견됐다.
5일 이 뼛조각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대에 오르는 이용찬은 재활까지 4~5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전감각 회복까지 생각하면 사실상 전반기를 날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 올 시즌 마무리감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홍상삼(23)이 오른쪽 네 번째 발가락 골절상으로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는 두산이다. 당장 마운드의 퍼즐 두 개가 시작부터 손을 빠져 나갔다. 울상일 수밖에 없다.

롯데도 지난해 8승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한 베테랑 우완투수 이용훈(36)이 전지훈련 중 발목을 다쳐 중도 귀국했다. 상태가 아주 심각하지는 않지만 컨디션 조율에 차질이 생겼다. 외국인 투수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스캇 리치몬드(34)도 왼쪽 무릎의 가벼운 부상으로 사이판 캠프에서 이탈했다. 외국인 선수가 시작부터 부상을 입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팀으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했던 삼성과 SK도 부상에 대한 고민이 있다. 삼성은 핵심 불펜요원 중 하나인 권오준(33)이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올 시즌 출전이 불투명하다. 가뜩이나 정현욱(35, LG)의 이적으로 불펜에 빈자리가 있는 삼성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새로운 선수들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SK는 지난해 부상에 시달렸던 주축 투수들의 몸 상태가 덜 올라와 고민이 크다. 당장 김광현(25) 송은범(29)을 비롯한 핵심 투수들이 대거 체성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며 전지훈련 합류가 불발됐다. 이 선수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SK로서는 찜찜한 2013년 시작이다. 야수들 중에서도 이재원(25)은 손목부상으로, 김강민(31)은 무릎 통증으로 전지훈련에 동행하지 못하고 한국에 남았다. 
그렇다면 유독 상위 네 개 팀에서 부상자가 많이 나온 것은 어떤 이유일까. 단순히 우연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는 게 야구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4강에 진출한 한 구단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순위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상위권 팀들의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는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라고 털어놨다.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팀들로서는 행복한 이야기라 할 만하지만 상위권 팀이라고 해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닌 것이다.
반면 지난해 하위 4개 팀은 큰 추가 부상자 없이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LG를 긴장하게 했던 봉중근(33)은 재활 과정이 순조롭다는 소식이다. 개막전 출장도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KIA는 한기주(26)가 여전히 재활 중에 있고 김진우(30)의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으나 오히려 지난해 부상에 시달렸던 선수들이 대거 돌아온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넥센과 한화에서는 아직 큰 부상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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