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 팔꿈치 수술, 과연 포크볼 때문인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2.05 06: 54

결국 수술대에 올라 한 시즌 중 반을 재활 및 치료에 힘써야 한다. 혹자는 그의 팔꿈치 수술에 대해 3년 전 조정훈(롯데)의 예를 들어 ‘포크볼 때문’이라며 지레 짐작한다. 오른쪽 팔꿈치 주관절 충돌 증후군으로 인해 수술대에 오르는 이용찬(24, 두산 베어스)의 수술 이유는 모두 포크볼 때문일까.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지에서 피칭 훈련 중 팔꿈치 통증을 느껴 지난 30일 귀국한 이용찬은 정밀검사 결과 오른쪽 팔꿈치에서 웃자란 뼈조각이 발견되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5일 수술을 집도하는 김진섭정형외과 측은 수술 후 치료 및 재활에 4~5개월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찬은 지난해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10승 1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두산 선발진의 젊은 에이스로 떠올랐고 WBC 대표팀까지 승선했던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수술로 인해 적어도 반 시즌 가량은 치료와 재활에 전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찬은 데뷔 첫 해인 2007년 팔꿈치 뼈가 웃자라며 벌어지는 현상으로 인해 그 두 개의 뼈를 핀으로 고정시키는 수술을 받고 1년 간 재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용찬의 수술 이유 중 하나를 포크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용찬이 정명원 코치로부터 사사한 공은 정통 포크볼이 아니라 엄밀히 따지면 직구 변종 구종인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 팔스윙은 직구와 비슷하게 가져가는 반면 그립을 잡는 데 있어 검지와 중지를 벌리는 이른바 ‘반포크볼’이다. 직구와 그립만 다를 뿐 팔스윙을 비슷하게 가져가기 때문에 정통 포크볼에 비해 팔꿈치에 가는 부하도는 적다.
사실 이용찬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것은 지난 2011시즌 후반부였다. 그해 5월 경 중간계투에서 선발로 보직을 변경해 뛰게 된 이용찬은 시즌 후반부부터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확실하게 힘을 싣지 못하고 포심 패스트볼 전력투구 대신 힘을 좀 더 뺀 싱킹 패스트볼을 더 많이 던졌다. 어떤 경기에서는 포심을 단 한 개도 던지지 않은 투구 분석표를 보여줬던 이용찬이다.
결국 그로 인해 이용찬은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전까지 재활조에서 어깨와 팔꿈치의 피로도를 낮추는 데 집중해야 했다. 실제로도 이용찬은 지난해 162이닝을 던졌으나 시즌을 마친 후 “오히려 팔 상태는 2011년보다 훨씬 낫다”라고 자평한 바 있다. 자기 몸을 가장 잘 아는 이는 바로 선수 본인이다.
무엇보다 수술로 인한 진단 자체는 팔꿈치 과부하에 의해 일어난 것이 아니다. 팔꿈치 뼈가 웃자라 깎아내는 충돌 증후군으로 이는 한미일을 통틀어 파워피처들에게 자주 일어나는 증상 중 하나다. 한 야구 관계자는 이용찬이 받는 수술에 대해 “아직 성장이 멈추지 않은 파워피처 유망주들의 경우 팔꿈치 뼈가 웃자라는 충돌 증후군으로 인해 일찍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150km 이상의 공을 쉽게 던지는 투수들에게는 흔한 직업병 중 하나”라고 이야기했다.
선발로 뛰면서는 직구 구속이 저하되었으나 마무리 시절 이용찬은 153km을 손쉽게 던지던 파워피처였다. 지난 2년 간 최고 구속이 148km 정도에 그쳤던 것은 잔존한 팔꿈치 통증과 어깨 피로도에 대한 이유가 컸다. 오히려 이용찬의 수술은 그의 팔에 남아있던 과부하 현상을 없앨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도 있다.
선수 본인은 그토록 원하던 WBC 대표팀에 최종 승선하지 못한 데 대한 허탈함이 크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될 수도 있다.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준비하는 이용찬은 2013시즌 후반기 순조로운 복귀에 성공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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