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왼손부재와 줄부상, 아쉬운 정우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05 14: 16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대표팀에 대한 열망 또한 간절했다. 그래서 더 생각나는 이름이다. 야구 대표팀에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지나간 버스’인 정우람(28)에 대한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올 3월 열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선수들을 놓고 대표팀의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개인 사정이 있었던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신시내티)의 이탈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그림이다. 대비책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쏟아지는 부상 악재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예상하지 못했던 돌발 상황이다. 명단이 무려 7번이나 바뀌는 통에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머리도 복잡하다.
현재까지 부상을 이유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선수는 총 5명에 이른다. 봉중근(LG) 김광현(SK) 홍상삼 이용찬(이상 두산) 김진우(KIA)다. 모두 투수들이다. 이 과정에서 대표팀 마운드 구상도 꼬이고 있다. 가장 크게 도드라지는 부분은 역시 왼손의 약점이다. 당초 대표팀의 좌완 트로이카로 지목됐던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이 모두 빠졌다. 장원준(경찰청)과 차우찬(삼성)이 소방수로 투입되긴 했으나 경험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사정 탓에 중요도가 하늘을 찔렀던 박희수(SK)도 돌발 변수에 고전 중이다. 원래대로라면 소속팀의 플로리다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어야 할 박희수는 팀 내 체성분 테스트에서 탈락하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결국 양상문 투수코치와 함께 먼저 대만으로 떠나는 긴급 대책이 수립됐을 정도로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생각나는 선수가 바로 정우람이다. SK 계투진의 핵심이었던 정우람은 지난해 팀의 붙박이 마무리로 나서 53경기에서 2승4패30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했다. 2005년 이후 리그 전체를 통틀어 정우람만큼 꾸준하고 안정적이며 좋은 성적을 낸 왼손 불펜 자원은 없었다. 때문에 대표팀 승선도 기대가 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명단에서 정우람의 이름은 끝내 찾아볼 수 없었다.
예비 엔트리 발표 후 영장을 받은 정우람은 지난해 12월 입대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정우람이 입대한 후 대표팀 마운드의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정우람이 대표팀에 승선했다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수도 있었다. 다소간의 피로 누적 증세가 있긴 했으나 정우람의 몸 상태에는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 WBC 후 곧바로 입대할 예정이라 차기 시즌의 부담감에서도 자유로웠다. 왼손 불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덜어낼 수 있음은 물론이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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