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파격적인 캐스팅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남녀주인공의 달달한 로맨스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로맨틱 코미디, 그것도 걸어 다니기만 해도 여성 팬들이 줄줄이 그의 뒤를 따르는 한류 톱스타 역에 배우 오정세라니.
그 자신도 본인을 보며 연신 '잘생겼다'를 외치는 보조출연자들에게 괜스레 미안했다며 머쓱해했지만 결국 그는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한류 톱스타 이승재 역에 캐스팅됐고 100점 만점에 120점을 받아낼 만큼 훌륭히 역할을 소화해냈다.
배우 원빈, 장동건, 소지섭, 조인성 등 깎아 놓은 듯한 꽃미남 배우는 아니지만 관객들의 몰입도가 매우 중요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오정세는 여성 관객들을 모두 빠져들게 할 만큼 마성의 매력을 발산했다.

영화 '쩨쩨한 로맨스', '커플즈' 등에서 보여줬던 찌질한 연기도, 한류 톱스타의 허세 가득한 연기도, 그리고 사랑에 전전긍긍하는 로맨스 연기도. 제 옷을 입은 듯 잘 어울리는 이 배우의 매력은 도대체 뭘까. 이번 작품의 출연을 위해 자신의 매력을 연구했다는 오정세는 자신의 매력을 '일 열심히 하는 남자'에서 찾았다고 했다.

"'남자사용설명서'를 선택한 건 시나리오가 독특했고 감독님이 독특해서였죠(웃음). 그런데 제가 작품을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잖아요. 감독님은 저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 말씀하시긴 했지만 제작사 등등 여러 관계자분이 저를 동의해주셔야 하는 거니까요. 특히나 제가 맡은 승재 역할은 까칠하긴 하지만 매력적인 나쁜 남자거든요. 자칫하면 어깨에 힘만 들어간 비호감 톱스타가 돼버리는 거였죠. 그래서 관계자분들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정세 씨의 매력은 뭐냐고. 그 질문을 듣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론은 제 일을 열심히 하는 거에서 찾았죠. 열심히 자기 일을 거나 일에 빠져있는 모습, 노력하는 모습 등을 보면 그 사람이 조금 달라 보이지 않나요. 거기서 제 매력을 찾았어요."
'커플즈'에서 '오정세'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것이 아마도 마성의 'D라인'일듯 싶다. 그야말로 찌질한 복남 역을 연기한 오정세는 이번엔 한류 톱스타 이승재로 분해 색다른 모습을 선사한다. 초특급 슈퍼스타 연기한 소감을 물으니 보조출연자들에게 정말 미안했다며 모든 것이 본인 잘못인 것 같았다는 말을 전해 현장을 초토화했다.
"보조출연자들한테 정말 미안하더라고요. 저보고 '잘생겼어요' 외치면서 계속 NG가 나는데 괜히 내 잘못인 것 같더라고요(웃음). 제가 얼마나 해냈는지 모르겠는데 열심히 했어요. 1루 단타 이상 치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남자사용설명서'는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온갖 궂은일은 도맡아 하던 흔녀 최보나(이시영 분)가 우연히 얻게 된 남자사용설명서 비디오테이프로 인해 한류 톱스타 이승재의 관심을 받게 되는 내용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공개된 스틸 속 화려한 코르사주를 달고 있는 승재의 모습이 정말 웃겼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하자 그러한 모습을 하면서 진지한 행동을 할 때 관객분들에게 웃음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승재의 콘셉트를 이야기했다.
"스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과한 옷과 과한 머리, 그런데 행동은 진지하게 해야 관객분들이 웃으실 것 같았어요. 실제로 자기 딴에는 엄청나게 진지하게 포즈를 취하는데 남들이 보면 되게 웃긴 포즈를 취하는 장면들도 있어요(웃음)."

극 중 오정세의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최보나 역엔 배우 이시영이 열연을 펼쳤다. 이미 한번 영화 '커플즈'를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두 사람이기에 촬영현장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었다고. 촬영 중 생각지도 않았던 것들이 계속해서 나올 때 정말 기뻤다며 이시영과의 호흡을 과시한 오정세였다.
"제가 어떠한 장면을 미리 준비해가서 그 장면을 풍성하게 만들었는데 거기에 시영 씨가 와서 더 풍성해 질 때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제가 하는 행동에 시영 씨가 리액션을 하면 제가 또 다른 액션을 하고. 그렇게 계속 오가면서 생각지도 않았던 것들이 계속 나오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시영 씨는 본능적인 배우에요. 현장에서 자신의 느낌에 충실한 배우죠. 본인이 연기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늘 녹음기를 가지고 다니며 연습하는 그런 친구죠. 그런 면에 있어선 저랑 비슷한 것 같아요. 촬영 전에 많이 고민했다가 현장에서는 그 고민을 밑바탕으로 해서 현장의 느낌에 따라 행동하는 편이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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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