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선수'박세혁, 돈보다 귀중했던 2년의 경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2.06 10: 30

“항상 겸손하라고 이야기해줍니다. 선배들에게 배우는 자세로 야구에 다가가라고요”.
방망이로 해태 왕조의 한 축을 맡았던 아버지. 아들도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야구 센스에 뛰어난 선배 두 명과 연달아 룸메이트로 함께하며 야구를 배우고 있다. 두산 베어스 2년차 포수 박세혁(23)은 그렇게 야구를 한 단계 더 알아가고 있다.
신일고-고려대를 거쳐 지난해 두산에 5라운드 지명을 받아 입단한 박세혁은 지난 시즌 1군에서 6경기 6타수 2안타 1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데뷔전이던 6월 16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교체요원으로 출장해 2루타 1개 포함 2타수 2안타 1타점을 터뜨리는 강심장을 과시했다.

대학 시절 포수는 물론 3루수, 코너 외야수도 소화했던 전력의 박세혁은 박철우 KIA 2군 타격코치의 아들이다. 박 코치는 현역 시절 매서운 방망이로 이름을 떨쳤으며 빠른 1990년생인 박세혁이 태어나기 전인 1989년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당대 최강 전력을 자랑하던 해태 타선의 한 축을 맡던 강타자 아버지다.
“아버지께서 항상 겸손한 모습으로 야구를 배우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제 스스로도 아직은 부족하다고 느끼는 만큼 선배들의 장점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지난해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현 지바 롯데 감독)가 최재훈을 1-1 전담 마크식으로 가르쳤 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고마키 유이치 배터리코치가 붙잡고 가르치던 포수가 바로 박세혁이다. 고마키 코치는 “포수로서 긍정적 사고와 성품, 재능을 갖춘 유망주”라며 박세혁의 가능성을 높이 샀다. 그리고 박세혁은 어느새 주전 양의지, 백업 최재훈에 이은 제3의 포수 대열을 확보했다.
룸메이트도 호화 릴레이다. 신일중-고교 2년 선배인 김현수와 데뷔 첫 해 전지훈련 룸메이트를 지낸 박세혁은 이번에는 팀 주장 홍성흔과 룸메이트를 이루고 있다. 김현수는 박세혁에 대해 “심성이 정말 착한 후배다. 어렸을 때부터 안 사이인 만큼 첫 해 내가 챙겨주고 싶다”라며 넓은 마음 씀씀이를 보여줬고 홍성흔은 “나이차이도 많고, 선배라서 어려운 부분도 있을 테지만, 본인이 궁금한 포수나 타격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스스럼없이 물어보는 모습에서 귀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에는 나이차이도 많이 나는 대선배님이라서 어렵기도 했지만 너무나 잘 챙겨주시고 야구에 대한 부분도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으로 많이 알려주셔서 많은 이해와 응용으로 실력을 키워나가는데 큰 도움을 주셔서 너무 좋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셔서 더 좋습니다”.
아버지로부터 빼어난 야구 DNA를 물려받은 데다 스스로도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센스를 갖추고 있다. 체구와 포수 포지션임을 감안하면 발도 빠른 편이고 선배들에게 적극적인 자세로 장점을 물려받고자 노력 중이다. 2세 선수 박세혁의 프로 첫 2년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들이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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