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플로리다 캠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소리 없는, 보이지 않는 전쟁도 아니다. 주전 자리, 혹은 1군 진입을 향한 불붙은 경쟁이 외관상으로도 또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플로리다 전지훈련을 떠난 SK는 지금까지 팀 전술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올 시즌 새롭게 쓸 팀 전술을 숙지함은 물론 지난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캠프의 절반가량인 보름의 시간이 흘렀다. 이만수(55) SK 감독은 흡족한 목소리로 “분위기는 아주 좋다.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만족스러운 중간 평가를 내렸다.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오히려 주전급이나 선임급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한다”고 귀띔했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무대는 지금부터다. 이제부터 실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SK는 6일(한국시간)을 시작으로 플로리다 캠프가 끝나는 16일까지 총 7차례의 자체 청백전을 치른다.

보통 지금까지의 전지훈련에서는 1·2차 캠프의 목적이 나뉘었다. 1차 때는 몸을 만들고 2차 때는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식이었다. 그러나 전지훈련은 1주일가량 늦춰지고 시즌은 1주일 앞당겨짐에 따라 각 팀 모두 실전에 일찍 돌입하고 있다. SK도 가장 많은 스파링을 준비하고 있는 팀 중 하나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 30경기는 해야 한다”라는 이 감독의 뜻도 일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 감독은 다음 시즌 구상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라고 하면서 “실전에서의 모습을 보며 서서히 채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습과 실전은 엄연히 다르다는 지론이다. 이 감독은 “연습 때는 잘해도 실전에 들어가면 몸이 굳는 선수들이 있다. 연습만 봐서는 모른다. 실력차는 실전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코칭스태프에게도 “미리 판단하지 말고 냉정하게 선수들을 평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팀도 경쟁이 붙을 수 있도록 나눴다. 주전과 비주전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을 고르게 나눠 두 개의 팀을 만들었다. 이 감독은 “포지션별 라이벌 구도로 팀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포지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편의 선수보다 더 나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까지 얼마나 몸을 잘 만들었는지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감독은 “이제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 매 경기마다 5%씩 맞춘다는 생각으로 선수들을 지켜볼 생각이다. (2차 전지훈련인) 오키나와 캠프가 끝나면 절반 이상은 안 되겠나”라고 한 뒤 “실전 위주인 오키나와 캠프에도 작년보다는 많은 선수들을 데려갈 것이다. 젊은 선수들을 많이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SK는 18일부터 시작되는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한화, LG, 삼성, 주니치, LG, KIA, 넥센과 총 11번의 연습경기를 치른다.
skullboy@osen.co.kr
플로리다 캠프에서 훈련 전 미팅에 임하고 있는 SK 선수단.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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