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발견했다.
한화가 김응룡 감독 체제에서 가진 타팀과 첫 연습경기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화는 지난 5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 연습경기에서 접전 끝에 5-6으로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비록 아쉽게 패했지만 주니치를 거의 잡을 뻔한 경기력은 좋았다. 오히려 중심타자 김태균-최진행에 주력 투수들이 빠진 경기에서 여러가지 긍정적인 희망을 찾았다.
가장 고무적인 건 오선진이 확실한 1번타자 3루수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김응룡 감독이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한 오선진은 이날 3타수 2안타 2득점 2볼넷 1도루로 공수주에서 펄펄 날았다. 1번타자답게 정확한 타격 뿐만 아니라 끈질긴 선구안으로 공을 골라내며 높은 출루율을 자랑했고, 3루 수비에서도 강습 타구와 빠지는 타구를 모두 처리하는 안정감을 과시했다.

3번타자 중견수로 나와 5타수 2안타로 활약한 예비역 정현석도 점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자체 평가전에서 8타수 4안타를 때린 그는 주니치전까지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으로 좋은 타격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균-김태완-최진행을 뒷받침할 강력한 6번타자로 외야 한 자리를 굳혀가는 중이다.
김응룡 감독이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고졸 신인 포수 한승택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날 8번타자 포수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그는 5회 2사까지 2타수 1안타에 도루 저지까지 하나 성공시켰다. 재빠른 움직임으로 가능서을 확인했다.
전체적으로 향상된 주루 플레이도 돋보였다. 이날 한화는 오선진-조정원이 도루를 하나씩 성공시켰다. 단순히 도루 뿐만 아니라 상대의 작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4회 무사 1·2루에서 상대 포수가 공을 잠깐 놓친 사이 2루 주자 전현태가 잽싸게 3루 베이스를 파고드는 등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펼쳤다.
마운드로 눈길을 돌려도 희망적인 부분이 많았다. 특히 3년차 선발 유창식이 이날 2이닝을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청신호를 켰다. 직구 구속이 143~144km가 나올 정도로 볼에 힘이 있었다. 두 번째 투수로 나온 4년차 190cm 장신 이태양도 2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호투, 5선발 후보이자 중간으로 1군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물론 과제도 있었다. 김 감독이 기대를 한 신인 투수들은 아직 제대로 여물지 못한 모습이었다. 1라운드 신인 조지훈이 무사 만루 위기를 1점으로 막는 등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지만 이충호는 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 송창현은 ⅓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좌완 투수들이 흔들렸다. 2년차 사이드암 임기영도 1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김응룡 감독이 1군 전력으로 기대하고 있는 투수들이기에 주니치전에서 보여준 투구 내용은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 선상에 놓여있는 투수들로 아직은 경험을 쌓으며 부족함을 보완하는데 집중할 시기다. 이들이 이날 부진을 거울삼아 발전한다면 한화의 새 시즌은 분명 희망적인 요소들로 가득할 것이다.
waw@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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