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없이 100경기 나가고 싶다".
백승룡(31)이 한화 내야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로 어느덧 9년차가 된 그는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며 한화 내야진의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좋은 감각을 유지해 올 시즌에도 기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경남상고 출신으로 지난 2001년 2차 5번 전체 37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뒤 경성대를 거쳐 2005년 프로에 입단한 백승룡은 잦은 부상 때문에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33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 3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볼넷 6개와 몸에 맞는 볼 3개를 골라내 출루율은 3할4푼4리로 비교적 높았다.

백업 멤버로 시작했지만 6월 한 때 2번타자 2루수로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만큼 입지를 넓혀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지긋지긋한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7월4일 목동 넥센전에서 타구를 잡다 오른쪽 4번째 손가락을 강타당했다. 결국 손가락 골절상으로 시즌 아웃, 좋은 흐름이 끊기는 불운에 시달렸다.
아직도 그의 손가락은 조금 휘어있다. 하지만 이제 통증은 없고, 야구에만 다시 전념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서산 마무리훈련부터 빠짐 없이 훈련을 소화하며 새로운 코칭스태프에 존재감을 어필했고,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2루수-유격수를 오가는 유틸리티맨으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백승룡은 "지난해 많은 경기에 나오며 조금씩 자신감 얻게 됐다. 한창 좋을 때 부상 당해 아쉬웠지만, 많은 경기를 통해 경기 안에서 흐름을 읽는 능력이 좋아지는 걸 느꼈다. 찬스를 살리는 것이나 작전 수행에서 스스로도 자신이 생겼다"며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원래는 유격수를 맡았지만 이제는 2루수로도 가리지 않고 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 시즌을 맞는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작년에는 몸이 안 좋아 2군 남해에서 캠프를 치렀는데 올해는 이렇게 해외 캠프에 왔다. 목표라면 무조건 부상없이 100경기 이상 뛰는 것이다. 아직 프로에서 100경기 이상을 뛴 적이 없다. 작년에도 그렇고 매번 부상이 아쉬웠는데 몸 관리도 잘 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어느덧 30줄 훌쩍 넘긴 그는 "이제 야구를 잘 해서 결혼도 하고 싶다. 나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더욱 절박하게 매달리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공수주에서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안정감과 내실을 갖춘 백승룡이다. 지난해 한화 내야진에 잔잔한 파도를 일으킨 그가 올해는 확실하게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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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