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양현종!".
일본 오키나와에서 한화 투수들을 가르치고 일본인 간베 토시오(70) 인스트럭터는 2008~2009년 KIA 투수코치로 활약해 한국야구에도 낯익은 인물이다. 특히 KIA 좌완 유망주 양현종을 일약 특급 투수로 키워내며 2009년 타이거즈의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이후 건강 문제로 팀을 떠났지만 여전히 한국야구와 아끼는 제자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광주 동성고 출신으로 지난 2007년 2차 1번 전체 1순위로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간베 코치가 지도한 2009년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잡으며 29경기 12승5패 평균자책점 3.15로 활약했다. 2010년에도 30경기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로 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1년 28경기 7승9패 평균자책점 6.18, 2012년 28경기 1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5.05로 내리막길을 탔다.

공교롭게도 간베 코치가 떠난 후 양현종의 성적이 하락세를 탔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평소 간베 코치를 할아버지처럼 모시며 누구보다 잘 따랐던 양현종이기에 그 공백이 어느 때보다 커보였다. 간베 코치 역시 한국을 떠난 뒤에도 양현종의 글러브를 제작해 선물로 보냈고, 2011년 잠깐 한국 방문해 밸런스를 잡아주며 양현종의 부활을 위해 애쓰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난 몇 년간 양현종의 부진에 대해 간베 인스트럭터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양현종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넷을 통해 보고 있다. 내가 직접적으로 던지는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지금 코치들에게는 실례가 될 수도 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사견을 전제로 한 간베 인스트럭터는 "2009년 당시 양현종은 밸런스가 좋았고, 컨트롤도 잘 이뤄졌다. 원래 높은 공이 많았는데 낮게 던지며 컨트롤을 잡는데 중점을 뒀다"며 "양현종은 빠른 공이 장점이다. 상·하체 밸런스를 잡으며 공에 힘을 싣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간베 인스트럭터는 "양현종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아주 많다. 하지만 나는 지금 한화 투수들을 가르치고 있고, 서로 놓여있는 상황이 다르다"며 "하지만 팬의 입장으로 한마디하고 싶다. 힘내서 꼭 10승을 했으면 좋겠다. 절대로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볼 것"이라는 덕담을 건넸다.
양현종은 올해 선동렬 감독 믿음 속에 풀타임 선발 복귀를 노리고 있다. 선 감독은 지난해 10승 선발투수 중 한 명을 마무리로 돌리는 파격적인 방안을 구상 중인데 그 바탕이 바로 선발로 복귀하게 될 양현종이다. 과연 '스승' 간베 코치의 기대대로 '애제자' 양현종이 다시 10승 투수 반열에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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