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V리그 여자부는 단연 IBK기업은행 천하다. 이제 창단 2년차에 불과하지만 IBK기업은행은 ‘독사’ 이정철(53) 감독의 지휘 아래 지난 4라운드까지 17승3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여자부 정규리그 우승이 확실시 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상승세 요인은 여러 가지가 꼽힌다. 어린 선수들이 지난 한 해 호흡을 맞추며 어느 정도 경험이 쌓였고 김희진을 비롯해 박정아 알레시아 등 공격삼각 편대의 위력 또한 뛰어나다. 여기에 이정철 특유의 족집게 리더십은 어린 선수들의 빠른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최고의 기량으로 팀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궂은 일을 도맡고 있는 리베로 남지연(24)의 역할이다. 그는 국내 톱 리베로답게 매시즌 IBK기업은행의 뒤를 탄탄히 받치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4라운드까지 디그 부분 1위(세트당 4.867개)는 물론 수비 부문에서는 세트당 7.093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5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2-2013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첫 경기에서도 남지연은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16개의 디그를 성공시키며 팀의 3-0(25-23, 25-17, 25-23)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래서 남지연은 다른 팀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매경기 환상적인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그는 무엇보다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지연은 “서브리시브는 사실 연습을 해도 제일 안 느는 부분이다. 그래서 처음에 배울 때 자세를 잘 배우고 익히는 게 중요하다. 자세가 잘 갖춰져 있으며 소위 50%는 먹고 들어간다. 나머지 50%는 연습량을 통해 감각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멘탈적인 부분과 꾸준한 노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스스로 특정 상대나 팀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좋은 수비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비디오로 많이 챙겨본다”고 밝히는 그는 “내가 못 하는 부분에 대해 다른 선수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 계속 보면서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가령 KGC 임명옥의 경우엔 안정감이 참 좋다. 나도 챙겨보면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지연은 자신을 닮고 싶어 하는 후배들을 향해서 “많이 받아보고 혼나야 한다. 혼나는 게 두려워서 안 하면 나중에도 못 하는 게 바로 서브리시브다. 본인이 생각한 자세로 계속 연습을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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