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아빠! 어디가?' 되기까지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2.06 07: 43

[김대주작가의 사심 talk] ‘아빠! 어디가?’ 는 전혀 새로운 프로그램이 아니다. 심지어 오랫동안 봐왔던 것처럼 익숙하다. 그런데도 매회 방송마다 시청률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고 실제로 온오프라인에서 체감하는 ‘아빠! 어디가?’의 시청률은 수치상의 시청률 보다 훨씬 높다.
 그리고 당분간은 ‘아빠! 어디가?’에 대한 이런 관심과 사랑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 같다. 여기엔 아마도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익숙해서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코드가 공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빠와 아이들의 리얼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이 후 주말예능은 리얼버라이어티만 존재하고 리얼버라이어티만 살아남았다. 때로는 복잡하고 때로는 친근한 미션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멤버들의 모습에 응원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시청자들은 재미를 얻고 멤버들은 캐릭터를 얻는다. ‘아빠! 어디가?’도 이런 리얼버라이어티와 맥락을 같이 한다.
아이들을 이끌고 목적지에 찾아가고 텐트를 빨리 치려는 아빠들과 저녁 먹거리를 얻기 위해 길을 헤매는 아이들. 어렵거나 대단한 미션들은 아니지만 이런 아기자기 미션만으로도 아빠와 아이들이 캐릭터를 형성하는데 부족하지 않았다. 그리고 캐릭터의 형성과 함께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앞으로의 이야기까지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아빠와 아이들의 여행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이 본격적인 리얼버라이어티의 길을 열었다면 ‘1박2일’은 리얼에 여행을 입히며 또 다른 리얼버라이어티의 장르를 개척했다. 여행이기 때문에 그 여정에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상황들을 보여주면서 더욱 리얼한 재미를 보여줬다. 일상에서 벗어나면 모든 일이 예상을 빗나간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리얼함과 맞닿아있다. ‘아빠! 어디가?’의 여행 또한 목적지만 있을 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연예인이 아닌 아이들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안하기 까지 하다. 제작진도 아빠들도 시청자들도 예상할 수 없는 ‘아빠! 어디가?’의 여행이란 그래서 더욱더 매력적이다.
리얼버라이어티 ⟨ 여행버라이어티 ⟨ 가족버라이어티
 연예인들에게서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 진짜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을 때가 언제일까? 바로 그의 가족들이 나와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이다. 그래서 가끔 예능프로그램에서 그 사람의 가족이나 친구들을 부르기도 한다.  최근엔 ‘자기야’, ‘붕어빵’, ‘웰컴투 시월드’ 등 연예인과 그 가족들을 모아 놓는 프로그램들도 많아졌다.
 시청자들이 연예인들의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길 원하고 리얼할 재미를 원한다면 그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버라이어티가 바로 ‘아빠! 어디가?’가 아닐까 한다. 여행이라는 예측할 수 없는 리얼한 상황과 방송과는 무관하게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아빠로서 함께 하는 스타들의 모습은 지금껏 우리가 알던 잘나가는 MC, 연기파 배우, 축구 국가대표, 가수왕 등이 아니다. ‘아빠! 어디가?’는 완벽했던 스타가 너무나도 친근하고 인간적인 ‘〇〇 아빠’로 변하는 아주 매력적인 마법을 보여준다.
  ‘리얼’과 ‘여행’, 그리고 ‘가족’이 만나서 만들어지는 시너지는 생각보다 컸다. ‘리얼’이란 틀 안에 가져온 ‘가족’이라는 연예인들의 진짜 삶은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재미 그리고 함께 공유 할 수 있는 추억까지 안겼다.
 여행에 이야기가 더해지면 그 여행은 언제고 추억하고 싶은 따뜻한 기억이 된다. 이게 바로 ‘아빠! 어디가?’의 여행에 나도 모르게 아빠 미소를 짓게 되는 이유다.
[방송작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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