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몬드, 선발왕국 꿈꾸던 롯데 암초되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2.06 10: 25

선발왕국 건설을 목표로 내건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에 들어가기 전부터 암초를 만났다.
새 외국인투수 우완 스캇 리치몬드가 팀에 합류한 건 지난달 28일 새벽. 사이판 캠프에 곧바로 합류한 리치몬드는 29일 첫 훈련을 가졌다. 그런데 첫 훈련에서 몸을 풀다가 미끄러지며 왼쪽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처음에는 며칠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좀처럼 통증이 사라지지 않았고 결국 정확한 검진을 위해 1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검사 결과 리치몬드는 왼쪽 무릎연골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수술여부까지 정확하게 나온 건 아니지만 시즌을 불과 2개월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팀과 선수 본인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다. 김시진 감독은 리치몬드의 얼굴만 잠깐 보고 실제로 투구하는 건 확인하지 못한 채 떠나 보낼 상황에 처했다.

당황한 리치몬드는 재검진을 요구한 상황.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 있는 병원에서 재검진을 받아 보겠다고 구단에 요구했고, 결국 5일 미국으로 떠났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선수 본인도 팀 합류 첫 날 부상을 당해 당황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 검진을 받아보고 싶다고 해서 다시 한 번 검사를 받아 보도록 했다. 이후 트레이너와 상의해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미국에서 검사를 받아 본 뒤 최종 거취가 결정되겠지만 리치몬드가 한국에서 계속 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재활시간도 필요하기에 사실상 구단과 리치몬드는 작별을 해야 하며 수술까지는 안 해도 된다 하더라도 정규시즌 개막까지 2개월 남은 상황에서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리치몬드는 롯데에 계륵이 됐다.
아직 롯데 구단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시즌 개막까지 2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으니 리치몬드의 부상 정도에 따라 복귀가 가능하지 않겠냐는 희망 섞인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만약의 상황을 대비, 준비는 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투수의) 부상이라는 변수가 없더라도 구단은 1년 365일 항상 스카우트를 파견해 선수를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 롯데의 선발진 구상은 송승준-쉐인 유먼-스캇 리치몬드 3명을 선발로 고정시키고 나머지 두 자리는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선수에게 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리치몬드가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하면서 구상이 흐트러지게 됐다. 만약 리치몬드의 교체가 필요할 상황이 생긴다면 대체할 선수를 뽑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데 미국 현지도 시즌 개막을 눈앞에 두고 있어 쉽지만은 않다. 대체선수를 뽑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면 외국인투수 한 명으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에 한 가지 위안거리는 지난 해보다 선발 후보가 늘어났다는 점. 작년에도 선발로 활약한 이용훈과 고원준, 그리고 진명호를 비롯해 이정민, 이재곤이 선발 진입을 노리고 있고 새로 팀에 합류한 김승회는 언제든 선발로 투입이 가능한 자원이다. 물론 가장 좋은 상황은 리치몬드의 부상 정도가 가벼워 무리 없이 팀에 합류하는 것이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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