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백' 진구 "첫 주연, 시청률보다 연기 고프다"[인터뷰①]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2.06 09: 14

새롭게 선보인 KBS 2TV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이하 이태백)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어내고 있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대한민국의 실정을 안고 탄생한 주인공 '이태백', 이를 연기하는 배우 진구에게도 큰 관심이 쏟아진다.
지난 4일 방송된 첫 회 시청률은 4.3%, 2회 시청률도 4.4%다.(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취직이 배고픈 청년 백수들을 위로하는 드라마라서 일까. 아직 시청률도 배고프지만 주저할 새가 없다. 첫 회부터 '딱 내 얘기!'라며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는 시청자들에게 아직 보여줄 것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시청률보단 연기가 고프다는 진구를 첫 방송에 앞서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났다. 촬영이 너무 즐거워 쪽잠도 달콤하다는 진구와의 '힐링 타임'.

-타이틀 롤 이태백을 연기한다. 실제 본인과 닮은 점이 있을까
아주 많이 비슷하다. 그냥 나다. 사실 지금까지 모든 작품에서 연기한 여러 캐릭터들이 다 나였다. 내 안에 있는 어떤 부분을 꺼내놓는 거였다. 이번엔 특히 더 비슷하다. 무언가 좋아하는 걸 시작하면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들고 남들이 어떤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거나 내 의견에 반대하고 벽에 부딪혔을 때 그냥 막무가내로 돌진하는 것? 그런 성격이 비슷하다. 가족을 사랑하고 나와 뜻이 맞는 이들을 사랑하는 것도,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로 보지 않는 호불호 강한 성격도 닮았다. 어떤 문제에 직면하면 혼자 버텨내고 감수하는 스타일도 딱 내 모습이다.
이태백이란 인물이 덮어놓고 그냥 명랑 쾌활, 해맑기만 했다면 연기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 홀로 고통스러워하는 장면, 어두운 내용도 분명 나온다. 그래서 더 공감할 수 있고 연기하기 수월하다.
- 주로 영화에서 자주 보였다. 드라마는 오랜만인데 촬영 소감은?
드라마는 다이내믹해서 좋다. 캐릭터가 갑자기 급변할 수 있고... 그런 게 재밌다. 분량이 엄청나서 벌써부터 잠 잘 시간이 없다. 쉬는 건 아예 포기한 지 오래다. 드라마 끝날 때까지 난 '이태백' 속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하고 살기로 했다. 워낙 긍정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다크서클 같은 건 나오면 안 되니까.(웃음) 웃으며 즐겁게 작업하자는 생각이다. 웃으면 행복해진다. 내가 우리 팀 식구들에게 긍정 바이러스를 뿌릴 수 있어야 한다.
- 데뷔 10년을 맞았는데 드라마 주연은 처음이다. 제작발표회에서 무대 중앙에 선 느낌이 남달랐을 거 같다
그렇다. 데뷔작이 드라마 '올인'이었는데 아역이었기 때문에 제작발표회에 참석은 했지만 석상에는 올라갈 수도 없었다. '스포트라이트' 때는 주조연이긴 했는데 무대까진 못 올라갔다.
이번에 드라마 주인공의 입장에서 딱 올라갔는데 좋더라. 상 받는 기분이었다. 날 여기 이 좋은 자리까지 올려주신 분들, 또 엄청난 취재진 카메라의 플래시 속에서 '나 사랑 받고 있구나, 관심 받고 있구나' 느꼈다. 기분이 좋았고 부담은 없었다. 내가 잘하면 된다.
-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를 기피한 게 아니라 안 불러줬다'는 솔직 발언으로 화제가 됐는데... 이번 작품에 대한 애착이 많을 거 같다
데뷔한 지 만 10년이 됐다. 지난 2003년 1월 14일에 '올인'이 첫 방송을 하면서 내가 데뷔했다. 그때는 도박사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에 아역 분량을 연기했는데 10년이 지난 2013년 1월에는 광고천재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거다. 감회가 새롭고 각별할 수밖에 없다.
 
- 함께 연기하는 박하선, 한채영, 조현재 등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떤가
좋다. 지금까지는 현장이 무척 유쾌하고 훈훈한 분위기다. 박하선은 무척 당차다. 사실 가장 걱정이 많이 됐던 친구다. 박하선을 뺀 나머지 주인공 세 명이 모두 다 동갑내기라. 나이가 어리고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친구가 주연을 맡았으니 부담도 많고 힘들어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촬영을 함께 해보니 무척 당찬 친구더라. 똑똑하고.
한채영과는 동갑이기도 하고 같은 소속사 식구라서 전부터 친분이 있었다. 사실 이번 작품을 하기 전까지는 좀 무서웠었다. 워낙 톱 여배우고 완벽한 비주얼로 유명하지 않나.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겉모습을 보고 예민하고 신경질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촬영을 하면서보니 본인이 피곤해질수록 주위를 더욱 챙기고 배려할 줄 아는 친구더라. 철부지 아닐까 했는데 어른스럽고 차갑지 않을까 했는데 따뜻함을 봤다. 생각과는 많이 다르다.
조현재와는 처음 만난 날 낮술을 먹고 친해졌다. 동갑이기도 하고 남자고 그래서 편안하다. 나와는 달리 다소 내성적이랄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배려하는 성격이다. 주변 스태프한테도 잘 하고 배우들한테도 잘 해서 보기 좋은 친구다.
- 첫 주연작인데 시청률에 대한 부담 혹은 기대도 크지 않나
사실 드라마 시청률을 잘 모른다. 어느 정도가 좋은 거고 나쁜 건지 요즘은 정말 모르겠더라. 10년 전에 '올인'에서 내가 나왔을 때 시청률이 15%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엔 '순조로운 출발'이라고들 했다. 그런데 요즘은 15% 정도 나오면 중대박이라고 하질 않나.
솔직히 시청률에 대한 기대는 안 한다. 성적을 떠나 이 드라마는 분명 시청자들한테나 저한테나 누가 되진 않을 드라마라는 확신을 하게 됐다. 4회까지 찍어보면서 확실히 느꼈다. 일단 극장을 찾지 않았던 분들에게 진구라는 배우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저로서도 의미가 큰데 시청자분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드라마라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내용이 어둡고 자극적이라기보다 보고 나면 '아, 오늘 힐링 좀 됐다!‘라고 생각하면서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는 드라마라고 자부한다. 적어도 동시간대에선 우리 드라마 같은 경우는 찾기 힘들지 않나.(웃음)
한편 '광고천재 이태백'은 광고라는 유혹의 꽃을 피우기 위해 24시간 전쟁을 하며 살아가는 열정 가득한 사람들의 삶과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다. 실제 인물 이제석을 모티브로 청년실업난이 극심한 대한민국에 힐링 길잡이를 자처하고 나섰다. 진구 박하선 한채영 조현재 시크릿 한선화 달샤벳 아영 등이 출연한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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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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