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허리를 책임져라' 신진호-이명주가 뜬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2.06 09: 47

"포항 얼짱 콤비, 허리는 우리가 책임진다!".
올 시즌 포항 스틸러스의 허리를 책임질 신진호(25)와 이명주(23)는 친구 같은 선후배 사이다. 영남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이 포항에서 다시 만나 든든한 허리를 만들고 있다. 전지훈련지인 터키 안탈리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두 선후배는 힘든 일정 속에서도 서로를 지탱해가며 올 시즌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미 영남대 시절 호흡을 맞춰 이변을 일으킨 적이 있다. 2010년 춘계대학축구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 영남대로서는 28년 만의 경사였다. 김병수 감독은 신진호와 이명주에 대해 "포항 허리의 미래"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신진호는 "이명주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면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이명주는 "형이 많이 도와 줘 든든하다"고 화답했다. 어찌나 돈독한지 서로 라이벌이라는 소리는 듣기 싫다고 했다. 이명주는 "포지션이 둘 다 미드필더지만 라이벌은 아니다. 나는 수비형 미드필더이고, 진호 형은 공격형 미더필더다"며 "지난 시즌 몇 번 함께 출장했는데 호흡이 척척 잘 맞았다. 라이벌이 아니라 콤비라고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테크닉만큼은 국내 일인자라고 생각한다"는 이명주의 칭찬에 신진호는 "성실하고 인성도 좋다. 무엇보다 축구를 잘해 예뻐 죽겠다"고 맞칭찬에 나섰다. 다만 내성적인 성격은 좀 바꿨으면 한다는 충고도 덧붙였다.
지난 시즌 이명주와 신진호의 운명은 엇갈렸다. 이명주는 지난해 4월 성남과의 경기에서 황진성의 경고누적과 김태수의 부상 공백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해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면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5골 6도움을 기록한 이명주는 신인상을 거머쥐며 스타로 떠올랐다. 이명주는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를 15개 정도 올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사실 이명주의 운명을 바꾼 성남전 출장은 신진호의 몫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신진호는 당시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해 출장 기회를 후배 이명주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도 "진호가 먼저 올라설 것으로 생각했는데 명주가 예상 외로 잘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신진호는 부상에서 회복한 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팀의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탰다. 특히 2012년 10월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경남의 FA컵 결승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연장 후반 종료 1분 전 황 감독이 승부차기 순번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신진호는 프리킥으로 날려 박성호의 백헤딩골을 도와 황 감독을 울렸다. 지난 시즌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뛰지 못한 한을 이번 시즌 한꺼번에 풀겠다는 각오로 가득하다.
축구에 빠져 여자 친구 사귈 틈도 없다는 두 사람은 이미 '포항 허리의 현재'가 되어 있었다. 올 시즌 두 사람이 포항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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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호-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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