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붙기 시작했다.
9개팀 중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은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한화의 내부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경쟁의 진원지라 할`수 있는 외야진은 이미 불이 제대로 붙었다. 무한 경쟁을 표방하고 있지만 최진행과 정현석이 어느 정도 한 자리 예약한 가운데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젊은 선수들을 키우고자 하는 김응룡 감독이지만 연습경기에서 활약이 돋보이는 쪽은 오히려 베테랑들이다. 특히 강동우(39) 추승우(34) 오재필(31)의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이들 모두 절박하게 야구에 매달리고 있는 입장이라 경쟁에서 절대 양보가 있을 수 없다. 세 선수 모두 4차례 연습경기 모두 안타를 터뜨리고 있다.

최고참 강동우는 4차례 연습경기에서 14타수 7안타로 정확히 5할의 타율에 3타점 3득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2루타를 2개나 터뜨리며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스스로 "올해 못 하면 유니폼을 벗어야 할지도 모른다"며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강동우가 2011년처럼 활약하면 한화 타선에도 큰 힘이 붙는다.
지난해 한 때 은퇴를 생각했으나 마음을 고쳐 먹고 돌아온 추승우도 만만치 않다. 4경기에서 16타수 7안타 타율 4할3푼8리 6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이다. 방망이를 거의 반토막으로 잡고 짧게 치는 스윙이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는 "짧게 잡으니 배트스피드가 살아나고 정확성이 좋아졌다"며 만족하고 있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우타 외야수 오재필도 뜨겁다. 4경기에서 15타수 7안타 타율 4할6푼7리 5타점 4득점 2도루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그 역시도 "장타자들이 많은 만큼 나만의 장점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조금 더 짧고 간결한 스윙으로 정확성을 높이려 한다"고 변화상을 설명했다.
김응룡 감독은 철저하게 실력우선주의를 표방한다. 김 감독은 "아무리 어린 선수들이라도 못하면 계속 기회를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지만 베테랑들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무한 경쟁 체제가 펼쳐지고 있는 외야진이라면 더욱 그렇다.
강동우·추승우·오재필등 베테랑들이 연습경기 초반부터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리게 됨에 따라 나머지 외야수들도 바짝 긴장하게 됐다. 과연 한화의 남은 외야 한 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될지 한층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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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