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홈런왕 도전은 가능할까.
한화 간판타자 김태균(31)은 올 시즌 모토로 '더 많은 홈런'을 잡았다. 지난해 타율(0.363)·출루율(0.474) 모두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지만 홈런은 16개로 기대에 못 미쳤다. 이는 김태균이 한국프로야구에서 보낸 10시즌 중 3번째로 적은 홈런이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김태균은 "결국 홈런을 많이 치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작년에는 어떻게든 팀에 도움되고 싶은 마음에 짧게 치고 살아나가는데 힘 썼지만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타율도 중요하겠지만 올해는 홈런을 더 많이 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균은 지난 2008년 31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잔부상으로 13경기를 빠진 115경기에 출전했는데도 30홈런을 넘겼다. 그해 타율도 3할2푼4리로 전체 5위. 김태균 특유의 정확하고 힘있는 타격이 이뤄진 해였다. 올해도 궁극적으로 이 같은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분히 홈런왕에 도전해 볼만하다.
하지만 전제 조건이 있다. 지난해 김태균이 홈런을 많이 때리지 못한데에는 기술적으로 스윙을 짧게 가져간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김태균은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81개의 볼넷과 8개의 고의4구를 얻을 정도로 상대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았다. 홈런이라는 것은 상대의 견제가 들어올수록 치기 어려운 것이다.
타격에 조예가 깊은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는 "홈런에 있어 중요한 건 상대가 얼마나 강하게 승부하느냐 여부다. 작년에 상대 투수들은 김태균에게 승부를 걸지 않았다. 김태균도 거기에 말려들지 않으려했기 때문에 홈런이 적었다"며 "올해는 김태균 뒤로 좋은 타자들이 있다. 작년보다 승부가 많아질 것이고, 홈런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홈런이라는 것이 단순히 스윙을 크게 하는 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상황적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31홈런으로 이 부문 타이틀을 차지한 넥센 박병호의 뒤에는 강타자 강정호가 버티고 있었다. 지난 2010년 44홈런을 터뜨린 롯데 이대호 뒤에도 홍성흔이라는 큰 타자가 버티고 있었다. 2008년 김태균이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할 때에도 그의 뒤로 이범호와 김태완이라는 강타자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었다. 김태균과 승부를 피해간다고 해서 답이 되는 게 아니었다.
올해 김태균은 김응룡 감독의 복안에 따라 3번 타순으로 전진배치된다. 4~5번은 김태완과 최진행으로 짜여질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김태균을 잘 뒷받침한다면 홈런왕 복귀도 꿈이 아니다. 김태균은 "홈런왕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김응룡 감독은 "잘 하는 타자이니까 타율도 높고, 홈런도 작년보다 더 많이 쳐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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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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