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비진 총체적 난국...흔들흔들 또 흔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2.07 00: 57

수비진이 무참히 무너졌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에서 0-4로 완패했다. 오는 3월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카타르와 경기를 앞두고 최종 점검의 의미가 깊었던 이날 경기서 완패를 당한 최강희호는 또 다시 산적한 과제를 남기게 됐다.
흔들렸다. 또 흔들렸다. 안정을 찾을 시간조차 없었다. 세계적인 강호 크로아티아(FIFA랭킹 10위)를 만난 한국의 포백 수비진은 이렇다 할 대응도 보이지 못한 채 4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중원에서의 도움이 부족해 무너진 것이 아니다. 그저 수비진 스스로의 문제였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되지 않았다. 수비수들의 볼키핑이 그것. 특히 이정수는 불안한 볼키핑에 이어진 부정확한 패스로 크로아티아가 우리 진영에서 빠른 역습을 펼칠 수 있게 했다. 전반 13분 이비차 올리치의 슈팅이 특히 그랬다. 또한 전반 37분과 39분의 헤딩 미스도 고개를 젓게 만들었다.
수비진의 자연스러운 이동도 적었다.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빈공간을 메워주는 커버링이 보이지 않았다. 일례로 풀백들이 오버래핑을 나갔을 경우 그 공간을 메워주기 위한 움직임이 나오지 않아 상대 측면 미드필더들에게 쉽게 돌파를 허용하고 말았다.
세트피스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32분 이반 라키티치의 프리킥이 문전으로 향함에도 마리오 만주키치는 별 다른 제지 없이 완벽하게 오픈 찬스를 잡아 헤딩으로 연결했다. 만주키치가 현재 분데스리가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안일한 대처였다.
사실 세트피스에 대한 문제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2골을 세트피스로 내줬고, 10월 이란 원정에서도 세트피스로 1골을 내줬다. 최종예선에서 나온 4실점 중 3실점이 세트피스인 것이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 이번 경기는 평가전이었다. 대표팀의 문제를 찾기 위해 세계적인 강호와 경기를 한 것이다. 현재 한국 축구대표팀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들추어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최종예선을 완벽하게 준비하겠다는 의도다. 이런 모습은 지난해 5월에도 있었다. 한국은 스위스서 세계최강 스페인에 1-4로 완패를 한 뒤 월드컵최종예선에서 2연승을 달렸다.
분명 수비진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고쳐야 할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질타가 우선은 아니다. 빠른 시간 안에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격려와 최강희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격려와 신뢰를 보내야 한다. 스페인전 대패 후 2연승이 있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떠올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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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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