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반 모두 큰 차이가 없었다. 주어진 시간도 부족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에서 0-4로 대패했다. 오는 3월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카타르와 경기를 앞두고 최종 점검의 의미가 깊었던 이날 경기서 완패를 당한 최강희호는 또 다시 산적한 과제를 남기게 됐다.
한국이 가진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수비진은 제대로 된 조합을 찾지도 못한 채 조직력 부족에 시달렸고, 선수들의 잔실수도 매우 많이 발생했다. 공격진은 수비진의 불안 때문인지 자신들이 가진 기량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에는 공격 전개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물론 고치면 된다.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기 위해 먼나라 영국까지 와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의 세계적 강호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가진 것이다. 몇 수 위의 기량을 가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한국이 가진 모든 문제점을 들춰낸 만큼 보완만 한다면 다음달부터 재개되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좋은 행보는 예약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문제점을 고치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 5월 한국은 스위스에서 스페인과 평가전을 가졌다. 당시에도 한국은 1-4로 대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한국은 스페인전에서 발견한 문제점을 잘 보완하며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연승을 달렸다. 결과 만큼이나 내용도 모두 좋았다. 카타르 원정에서는 4-1, 레바논과 홈경기서는 3-0으로 이겼다.
그러나 이번 크로아티아전은 스페인전과 다른 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좋은 점을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스페인전 당시 한국은 전반전에는 1-1로 마치며 밀리면서도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에는 대규모 선수 교체로 인한 부작용으로 3골을 내리 허용했다. 이와 달리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전반전과 후반전 모두 수비진이 흔들리는 등 좀처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문제점을 고칠 시간도 부족하다. 스페인전 때에는 경기 직후 카타르전이 열리기까지 9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고, 이후 3일 뒤에 레바논전이 열렸다. 한국이 최강희 감독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확실하게 보완할 시간이 충분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기 직후 선수단의 소집이 해제된다. 이제 선수단이 모이는 것은 다음달 26일 카타르전이 열리기 며칠 전이다. 기껏해야 2~3일의 시간이 주어질 뿐이다.
최강희 감독으로서는 수두룩한 문제점을 얼마 되지 않는 시간으로 해결해야 하는 만큼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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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