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여건욱, 선발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07 14: 09

본격적인 SK의 주전 경쟁이 시작됐다. 가장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은 선수는 여건욱(27)이다.
여건욱은 6일(한국시간) 열린 SK의 첫 자체 홍백전에서 홍팀 선발로 나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일단 경기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2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았다. 물론 아직 모든 선수들이 100% 컨디션은 아니다. 그래도 백팀에는 정근우 박정권 조인성 등 팀의 핵심 선수들이 즐비했다. 이런 선수들을 상대로 첫 등판에서 자신감 넘치는 피칭을 보였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경기 투수 부문 MVP도 여건욱의 몫이었다.
경기 내용 외에도 의미가 있는 선발 등판이었다. 이날 홍백전은 플로리다 캠프에서 처음 가진 실전 경기였다. 다시 말하면 여건욱은 팀 내 투수 중 가장 먼저 선발 출격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현재 몸 상태, 앞으로의 잠재력 등을 눈여겨본 SK 코칭스태프의 ‘선택’을 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만수 SK 감독이 “여건욱이 선발 경쟁을 성공적으로 시작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에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실 여건욱이 팬들에게 잘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광주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2009년 SK의 2차 5라운드 지명(전체 40순위)을 받았으나 1군에서는 2009년 2경기 출전에 그쳤다. SK의 탄탄한 마운드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2011년에는 경찰청에 입대하며 미래를 기약했다.
그러나 군 복무가 그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였다. 많은 출전 기회를 얻으며 기량을 쌓아나갔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는 15경기에 등판, 7승3패 평균자책점 5.58을 기록하며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여건욱은 제대 후 “경찰야구단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공익근무를 했더라면 처음 입소할 때의 마음가짐이 많이 풀어졌을 텐데 훌륭한 환경에서 훈련을 하면서 여러모로 좋은 점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 감독도 이런 여건욱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 감독은 플로리다 캠프 출발 전 공개한 팀 내 상황판에 여건욱을 선발 후보군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준비 상태가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런 여건욱을 눈여겨본 이 감독은 첫 실전에서 기회를 줬고 여건욱은 이 기회를 잘 살리는 데 성공했다.
여건욱은 경기 후 “첫 평가를 받는 중요한 경기에서 잘 던져서 기쁘다. 올해 목표는 1군에 진입해 활약하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는 첫 걸음은 잘 뗀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웃었다. 팀에서도 기대가 크다. 신인 때부터 여건욱을 지켜봤던 김상진 투수코치는 “입대 전에는 투구폼 자체가 딱딱했는데 제대 후에 팔 회전과 전체적인 투구폼을 부드럽게 만들고 있다”면서 “스스로의 말대로 정신적인 부분도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더 좋은 투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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