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야 생존경쟁, 패기와 경험 대충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07 10: 30

철옹성처럼 보였던 SK의 외야에 불이 붙었다. 신진급 세력들은 외야에 걸린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선배들을 밀어내려 하고 있다. 도전에 직면한 기존 주전급 선수들도 보안을 강화하며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0일부터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SK는 일정을 순조롭게 소화하고 있다. 이만수(55) SK 감독은 “캠프 분위기는 좋다.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만족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그 중 이 감독이 가장 흡족하게 생각하는 것은 외야에 붙은 경쟁이다. “이제는 새로운 야수가 나타나야 한다”라고 역설한 이 감독의 뜻과 딱 맞아 떨어지는 구도다.
SK는 마운드에 비해 야수진에서는 새로운 피 출현이 더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물론 기존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는 말도 되지만 신진급 선수들을 잘 키우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이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때문에 올해 전지훈련의 화두는 야수 키우기에 맞춰져 있다. 그 신진급 선수들이 가장 무럭무럭 자라나는 곳이 바로 외야다.

이 감독도 실명을 거론하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마무리훈련과 전지훈련을 거치며 이 감독의 눈에 들어온 외야수는 한동민 이명기 김경근 김재현이다. 이 감독은 이들에 대해 “예전보다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고 칭찬했다. 그만큼 열심히 한 결과라는 이유도 덧붙였다. 이 감독은 “기존 주전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긴장감의 효과를 설명했다.
경성대를 졸업한 한동민(24)은 지난해 1군에 호출돼 7경기에 나섰다. 비록 7타수 2안타(타율 .286)으로 눈에 띄는 활약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김경근(25)과 이명기(26)는 각각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돌아온 선수들이다. 김경근은 상무 소속으로 지난해 퓨처스리그 65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3리, 10홈런, 36타점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중심타선에 공백이 있는 SK에서 눈여겨보는 선수다.
공익근무를 마친 이명기는 팀의 첫 홍백전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여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홍팀의 선발 중견수 및 1번 타자로 출장하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 감독도 “공·수·주에서 빛났다. 계속 관심을 가지겠다”고 칭찬했다. 이미 지난해 대주자 요원으로 84경기에 나서 12개의 도루를 기록한 김재현은 SK ‘스프린트 프로젝트’의 선봉장 중 하나로 주가가 상승 중이다.
SK의 외야는 최근 몇 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 김강민 박재상 박정권 조동화 박재홍 안치용 임훈 정도에게만 허락된 자리였다. 그러나 박재홍이 은퇴했고 박정권도 1루를 보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또한 조동화는 장기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고 김강민도 무릎 부상으로 이번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상황이다. 예전보다는 신진급 선수들이 비집고 들어갈 폭이 다소 넓어졌다.
다만 주전 선수들은 여전히 기량과 경험적인 측면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부진했던 박재상 안치용은 올해를 벼르고 조동화는 본격적인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격전지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두루 갖춘 셈이다. 분명한 것은 패기와 경험의 치열한 경합이 계속될수록 SK의 외야는 더 탄탄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