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송주은 "신인왕 없던 21년, 한 풀고 싶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2.07 10: 21

21년 전인 1992년. 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으로 우승을 한 해이자 마지막으로 신인왕을 배출한 해다. 당시 고졸 신인이었던 앳된 얼굴의 염종석(현 롯데 1군 불펜코치)은 17승 9패 6세이브 204⅔이닝 평균자책점 2.33으로 롯데 우승의 견인차가 됐다.
이후 롯데는 우승과 신인왕 두 가지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새로 창단한 넥센과 신생팀 NC를 제외하고는 롯데보다 우승을 거둔지 오래 된 팀은 없다.
과연 올 시즌 롯데는 신인왕을 배출하며 한(恨)풀이를 할 수 있을까. 롯데에서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는 우완 송주은(19)이다. 부산고 출신인 송주은은 이른바 롯데에 '성골'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롯데에까지 지명권이 올지는 미지수였다. 송주은은 일찌감치 최대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혔지만 고3때 성적은 4승 2패로 다소 부진했고, 당초 상위 순번에서 지명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계속 뒤로 밀렸다. 결국 8순위였던 롯데까지 기회가 왔고, 기다렸다는 듯 롯데는 송주은을 지명한다.

송주은은 일단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는데 성공했다. 사이판 캠프에 이어 가고시마 캠프까지 함께 하게 됐다. 김시진 감독은 "아직 가다듬을 곳은 많다. 지금 당장 곧바로 마운드에 올리라면 힘들 것"이라면서도 "잠재력이 뛰어나다. 기량 성장속도도 빨라 올해 어느 정도 자기 몫은 해 주지 않겠나"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지명 순번이 밀린 것에 대해서 아쉬움은 없을까. 지명 당시를 회상한 송주은은 "처음에 이름이 안 불릴때는 좀 많이 긴장 되더라"면서 "그래도 롯데가 내 이름을 불렀을 때 정말 기뻤다. 지금은 오히려 앞에서 지명이 안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까지 말했다.
지난해 신인선수 지명회의에서 송주은은 소감으로 "송승준 선배를 존경한다. 꼭 닮고 싶은 선배"라고 말한 바 있다. 송승준은 송주은이 롤 모델로 삼을 만하다. 우완 정통파로서 150km/h의 빠른 공과 포크볼, 커브로 타자를 농락하는 송승준은 신인 송주은에게 교과서로 손색이 없다. 이제는 한 팀이 되어 함께 훈련을 받는 송주은은 "아직 송승준 선배에게 야구 이야기는 하지 못했다. 그래도 프로 선수로서 자세 같은 것을 세심하게 조언 해 주셨다"라고 말했다.
많은 기대를 받으며 1라운드에서 지명 받아 롯데에 입단했지만 송주은의 바람은 아직 소박하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무조건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을 때라도 1군 마운드에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서도 투지는 살아 있었다. 1군에서 던지고 싶은 이유를 물으니 "TV에서만 보던 타자들을 꼭 잡아보고 싶다. 내가 아웃을 잡는다면 정말 색다른 기분이 들 것 같다"며 웃었다.
송주은은 지난 21년 동안 롯데가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한 걸 잘 알고 있었다. "20년 넘게 롯데에서 신인왕이 없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한 송주은은 "내가 신인왕을 받는다면 그 한이 풀리지 않을까"라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우승을 하지 못한 지난 21년은 롯데에게 한을 남겼고, 같은 시간동안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한 것 역시 마찬가지로 한이 됐다. 송주은의 어깨가 롯데의 오랜 한을 풀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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