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골이나 허용하며 크로아티아전 완패의 빌미를 제공한 수비진에 정녕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서 끝난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에서 0-4로 대패했다. 전후반 각각 2골씩 내주는 졸전을 펼친 끝에 당한 완패였다.
친선경기이기는 하나 실로 중요한 일전이었다. 1경기를 덜 치른 현재 불안한 조 2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오는 3월 26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서 카타르와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최종 모의고사격인 크로아티아전서 완패를 면치 못하며 숱한 과제를 남겼다.

출중한 개인 기량에도 불구하고 좀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공격진도 문제점 투성이었지만 수비진의 엉성함은 당장 개편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했다. 곽태휘(알 샤밥) 이정수(알 사드) 신광훈(포항) 최재수(수원)로 구성된 포백 라인은 경기 내내 실수를 연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신형민(알 자지라)과 공격 전개에서 제 몫을 해냈던 기성용(스완지 시티)도 본연의 임무인 1차 저지선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며 수비진에 불안감을 안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날 수비진이 보여준 불안한 모습은 실망스러움 그 자체였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곽태휘 이정수 중앙 수비 라인의 재가동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큰 대회를 두루 경험한 둘의 조합이었기에 기대가 컸다. 이정수는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행의 일등공신이었고, 브라질로 가는 길에 줄곧 주장완장을 꿰찼던 곽태휘도 한국 수비진을 이끌었던 핵심 수비수였다.
하지만 이날은 체력의 한계와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니키차 옐라비치(에버튼) 등 유럽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클래스 차이를 절감한 채 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에 의문 부호를 남겼다.
측면도 불안할 데 그지 없었다. 좌우측을 책임진 최재수와 신광훈은 기초군사훈련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오범석(경찰청) 김창수(부산)와 퀸스 파크 레인저스 입단으로 도중 낙마한 윤석영의 대체자로서 뜻하지 않은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수장의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했다. 특히 최재수는 위치 선정과 상황 판단 미스로 2번째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숱한 패스미스와 자신감 부족으로 크로아티아의 측면 공격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실상 크로아티아전에 나섰던 수비진은 최정예 라인업이 아니였다. 후반 교체 투입된 정인환(인천)을 제외하고는 앞서 언급했듯 주전급 측면 수비수들이 모두 개인 사정으로 빠졌고, 홍정호(제주, 부상) 김영권(광저우) 황석호(히로시마) 김기희(알 사일리아) 등 차세대 중앙 수비수들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정인환이 들어온 뒤로 전반에 비해 그나마 수비가 안정된 것을 보더라도 향후 개선될 여지를 남긴 셈이다. 또 후반 교체투입된 최철순도 주인이 없는 우측 풀백 자리에서 가능성을 남기며 향후 활약을 예고했다. 그 어느 때보다 논란의 중심이 됐던 수비진이지만 개선될 여지는 분명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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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