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불펜 새 전략, ‘로테이션 셋업’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2.08 06: 27

후보는 많다. 구위가 좋은 투수들은 아직 1군 실전 검증도가 높지 않다는 점이 걸리고 베테랑은 부상 전력으로 인해 의문부호가 붙어있으나 서로서로가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특성도 있다. ‘김진욱호’ 두 번째 시즌을 맞는 두산 베어스가 계투진 물음표를 ‘로테이션 셋업’ 체제로 느낌표화 하고자 한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전지훈련 중인 두산은 이미 전지훈련 출발 전부터 마무리로 지난 시즌 셋업맨 노릇을 한 홍상삼(23)을 점찍고 떠났다. 지난 연말 자율훈련 도중 오른발 골절상을 입은 홍상삼은 현재 국내 재활조로 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100%의 몸 상태가 아니라면 굳이 조급하게 연습경기 시기에 일본으로 합류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팀의 뜻이다. 선수 본인은 몸 완비에 집중하며 "마무리 보직이 확실히 재미있을 것 같다"라며 의욕을 감추지 않고 있다.
따라서 홍상삼의 정상화를 염두에 둔 시점에서 셋업맨 후보들을 두루 살피며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현재 두산의 전지훈련 화두 중 하나다. 일단 셋업맨 보직만 놓고 보면 후보가 이재우(33), 정재훈(33) 베테랑 듀오와 김강률(25), 변진수(20) 젊은 피 듀오 네 명이다.

이재우는 2005년 28홀드로 홀드왕좌에 올랐으며 2008년 11승을 올렸고 2009시즌 두산 계투 KILL 라인 맏형으로 활약한 중심투수였으나 2010년 팔꿈치 수술 후 재수술까지 겹치며 3시즌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다. 구위는 과거에 비해 다소 떨어졌으나 제구력, 변화구 구사력은 예전에 비해 큰 문제가 없다.
정재훈은 2005년 구원왕(30세이브), 2010년 홀드왕(23홀드) 타이틀을 따낸 검증된 계투. 2011시즌을 마치고 4년 최대 28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던 정재훈이었으나 지난해는 어깨 재활로 1년을 보내야 했다. 4경기 1패 평균자책점 4.50만을 기록한 정재훈은 계약했던 연봉의 반값만을 받으며 제대로 된 어깨 상태를 만드는 와신상담에 몰두했다.
또한 지난해 후반기 153km의 빠른 직구를 던지며 가능성을 비춘 우완 오버스로 김강률과 지난해 신인답지 않은 패기와 사이드암 치고 묵직한 구위를 보여준 2년차 변진수도 셋업맨 후보다. 김강률은 지난해 30경기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고 변진수는 31경기 4승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71로 웬만한 베테랑 못지않은 담력을 과시했다. 구위는 베테랑 두 명에 비해 우위에 있는 김강률과 변진수다.
 
김진욱 감독은 셋업맨 경쟁에 대해 “한 경기에 모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투수들이 번갈아 나서며 연투 위험을 막을 수 있다”라는 점을 밝혔다. 사실 투수 분업화된 이후 2000년대 야구를 돌아봤을 때 과부하 현상으로 인해 수술대에 오르는 일 없이 꾸준히 활약한 중간 계투 요원은 명잠수함으로 이름을 떨쳤던 조웅천 SK 코치, 지난해까지 SK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로 활약한 좌완 정우람 정도다. 때에 따라서는 3연전에 모두 등판하기도 하는 셋업맨 보직은 연투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위험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 ‘로테이션 셋업’ 책략이다.
배후 투수들이 없다면 이 네 명의 셋업맨 후보 경쟁은 자칫 롱릴리프진으로의 이동과도 맞닿아 ‘로테이션 셋업’ 전략이 유명무실화될 수 있으나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고정된 사이드암 김창훈 외 롱릴리프로 활약할 배후 투수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특히 상무 제대병 3명인 오현택, 원용묵, 유희관은 추격조 및 롱릴리프, 원포인트 릴리프로 개막 엔트리에도 들 수 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포수 용덕한의 맞트레이드 상대였던 우완 김명성도 구속 회복세가 빠르다. 예비 선발 후보인 서동환과 ‘김지토’ 김상현, 3년차 안규영도 롱릴리프진에서 힘이 될 만한 투수들이다.
계획대로라면 계투 부하를 줄이고 투수진 가용 인력을 최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이상론이 될 수도 있다. 2013 두산 투수진의 대전략 중 하나인 ‘로테이션 셋업’ 전략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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