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철의 behind]두산 ‘자녀 바보들’, 전훈 버티는 원동력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2.08 10: 40

대다수의 아버지들이 바쁜 일상에 자녀들과의 시간을 자주 갖지 못하겠지만 특히 선수 아빠들은 시즌 중에는 원정 경기도 많고 홈경기 때도 늦은 밤 귀가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자녀들과의 시간을 자주 갖지 못한다. 게다가 전지훈련 때는 타국에 있는 만큼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게 마련. 두산 베어스의 ‘아들 바보’, ‘딸바보’ 김선우(36), 손시헌(33), 이종욱(33)은 간접적으로나마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또 힘을 얻는다.
현재 두산 선수단은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에 한창이다. 1월 20일부터 3월 6일까지 이어지는 일정으로 특히 주전급 혹은 재활이 필요한 12명의 선수들은 지난 1월 16일 좀 더 일찍 대한해협을 건넜다. 앞서 언급한 세 명은 그 16일 선발대들이었다.
모든 아빠 선수들이 자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주게 마련. 그 가운데 두산 구단 관계자는 “특히 김선우, 손시헌, 이종욱 세 아빠들은 그야말로 아들 바보, 딸 바보”라며 이야기를 전했다. 김선우는 성훈(8), 정훈(6) 두 아들의 아빠이며 손시헌은 지난 1월 13일 아들 예준군을 얻었다. 이종욱은 딸 예소(3)의 아버지다.

김선우는 “큰 아들은 나를 닮은 편이라 운동신경이 좋고 고집이 좀 세다. 반면 작은 아들은 아내를 닮아 곰살맞고 사람들 분위기를 잘 맞춘다. 내 보물들”이라며 자랑을 아끼지 않는다. 실제로 김선우의 휴대전화 SNS 사진은 바로 노트북과 똑같이 두 아들의 사진이다. 김선우는 그와 함께 ‘my treasure(내 보물)'라며 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손시헌도 아들에 대한 애틋함은 뒤지지 않는다. “꼭 전지훈련 출발 전에 아이를 보고 가고 싶다”라며 아내 차수정씨의 순산을 기원하던 손시헌은 13일 기다리던 예준군의 탄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손시헌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해 다른 선수들보다 좀 더 오래 가족과 떨어져있을 예정. 그만큼 사진이나 화상전화로나마 아들의 모습을 좀 더 보고파 한다.
이종욱은 2010년 3월 예소의 출생 후 좋은 이름을 짓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작명소를 수소문했던 열혈 아빠다. 예소양이 자신의 이름을 정식으로 갖는 데는 두 달 가량이 걸렸다. “딸 아이가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이름을 찾으려고 노력 좀 기울였다”라며 어깨를 으쓱하던 이종욱이다.
 
세 아빠는 모두 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올렸던 만큼 이번 전지훈련에 쏟는 노력이 대단하다. 김선우는 지난 시즌 전반기 슬럼프와 후반기 불운으로 인해 6승에 그치며 4년 연속 10승 달성에 실패했으며 손시헌은 발목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한껏 선보이지 못했다. 이종욱도 슬럼프와 부상이 함께 겹치며 풀타임 선수가 된 이래 가장 저조한 2할4푼의 타율을 얻는 데 그쳤다.
자존심 회복은 물론이고 손시헌, 이종욱은 올 시즌을 마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게 된다. 제 가치를 최대화해야 하는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는 시점. 그만큼 훈련 매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자녀들에 대한 애정은 숨기지 못하는 자녀 바보들이다.
아이들은 아버지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다.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여느 때보다 운동량이 많은 전지훈련을 버티는 중인 ‘자녀 바보들’은 더욱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기 위해 고삐를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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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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