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톱타자 전쟁', 팀 컬러 확 바뀐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2.08 06: 18

사이판 캠프를 마친 롯데 자이언츠는 7일 일본 가고시마로 건너가 실전 훈련에 돌입했다. 가고시마에서 롯데는 크게 보자면 두 개의 숙제를 남겨두고 있다. 하나는 부상으로 구멍난 선발진의 대안을 찾아야 하며, 나머지 하나는 홍성흔과 김주찬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한다.
그 가운데 가장 치열한 경쟁지는 톱타자다. 롯데는 차세대 톱타자 후보로 황재균과 조홍석, 그리고 김대우를 눈여겨보고 있다. 황재균은 2009년 넥센에서 이미 톱타자로 시즌을 소화한 적이 있고 신인 조홍석은 빠른 발과 폭넓은 수비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중장거리 타자 김대우는 빠른 발까지 겸비해 타격의 정확성만 갖춰진다면 톱타자로 손색이 없다.
관건은 누가 거인군단의 톱타자 자리를 차지하느냐다. 그 결과에 따라 올 시즌 롯데의 공격 양상이 확 달라질 수 있다.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는 황재균. 이미 검증된 자원인데다 지난해 도루 26개를 기록하며 팀 내 2위에 올랐다. 김시진 감독은 "황재균이 톱타자로 나선다면 2009년만큼 성적을 기록해 주면 좋겠다. 그렇다면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당시 황재균은 톱타자로 활약하면서 타율 2할8푼4리 18홈런 30도루로 가능성을 폭발시켰다.

또 다른 후보인 조홍석은 황재균과는 다른 유형의 타자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굳이 비교를 하자면 두산 이종욱, KIA 이용규와 비슷한 타자"라고 말한다. 이어 박 코치는 "체구는 작지만 공을 갖다 맞추는 재주는 타고 났다. 타구 판단도 빠르고 어깨도 강하다"면서 "다만 1군에서 활약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적응만 잘 한다면 충분히 팀에서 한 자리를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한 명은 만년 유망주였던 김대우. 프리배팅을 할 때 보면 김대우의 장타력은 팀 내에서 수위권으로 꼽힌다. 그 만큼 장타를 치기에 적합한 스윙을 하고 있으며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기량을 갈고 닦은 덕분에 타격의 정확성도 타자전향 초기보다 훨씬 좋아졌다. 빠른 발까지 갖춰 톱타자 후보로 손색이 없다.
이들 세 명의 후보 가운데 누가 톱타자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롯데의 팀 컬러 자체가 바뀔 수 있다. 우선 황재균이나 김대우가 톱타자로 들어가면 좀 더 공격적인 성향의 야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중장거리 타자가 테이블세터를 이루게 된다면 작전보다는 강공이 나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발 빠른 교타자 조홍석을 9번으로 배치시켜 하위타선에서 테이블세터를 이루게 할 수도 있다. 결국 공격 방법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는 셈이다.
좋은 예가 2011년 전준우다. 그 해 전준우는 타율 3할1리에 도루 23개 97득점으로 톱타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여기에 장타력까지 갖춰 해결사 본능을 지닌 톱타자의 모습까지 보여줬다. 전준우는 그 해 홈런 11개와 64타점으로 톱타자 치고는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했다. 전준우의 존재로 롯데는 쉬어 갈 틈이 없는 타선을 구축, 그 해 역시 거의 모든 공격지표에서 1위에 올랐다.
만약 조홍석이 톱타자 자리에 들어가면 롯데의 작전은 더욱 빈번해질 전망이다. 이미 김 감독은 올 시즌 뛰는 야구와 다양한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공언한 상황. 박 코치는 "홈런을 펑펑 쳐 줄 선수는 많지 않지만 롯데에는 기량이 뛰어난 타자가 생각보다 많다. 작전수행 등으로 짜임새 있는 야구를 한다면 지난 해보다 공격력은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된다면 김대우를 중심타선에 배치할 수 있고, 황재균을 예전처럼 하위타선에 넣어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세 명의 선수 모두 올해 기대만큼의 성적을 기록했을 때를 가정했을 때 이야기다. 만약 이러한 구상이 빗나간다면 롯데는 타순에 큰 구멍이 생기게 된다. 올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위한 교두보를 쌓겠다는 황재균과 재기를 노리는 김대우, 그리고 신예 조홍석은 톱타자 자리를 놓고 가고시마에서 2라운드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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