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태현이 새로운 한국형 영웅 캐릭터를 완성하며 유쾌하고 교훈적인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 7일 종영한 KBS 2TV 수목 드라마 ‘전우치’는 전우치(이치/차태현 분)가 조선을 태평성대로 만들고 홍무연(유이 분)과 율도국으로 떠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전우치는 마음 속 미움을 내보내고 진정으로 타인을 용서하는 사람이 결국 이긴다는 것과 영웅은 항상 평범한 대중 속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모든 갈등을 매듭지었다.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친숙한 영웅 전우치는 지난해 방송됐던 드라마 ‘각시탈’의 각시탈과 일맥상통하면서도 달랐다. 각시탈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억압받은 민중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비장함의 무게를 짊어지고 갔지만 ‘전우치’는 도술이라는 만화적인 장치를 사용해 탐관오리들을 혼내주며 유쾌한 색채를 이어갔다.

특히 배우 차태현은 이러한 전우치에 꼭 맞는 옷이었다. 차태현의 익살스러운 이미지는 하급관리 이치의 청렴하지만은 않은 모습과 평범하고 재밌는 영웅 전우치의 캐릭터를 시청자에 쉽게 설명해줬다.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1박2일’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가 더욱 업그레이드 된 차태현의 하늘을 나는 와이어 액션과 뻔뻔한 표정으로 손바닥을 척 하고 펴며 쏘는 장풍 연기는 즐기면서 연기하는 그의 표정을 통해 시청자의 마음을 너그럽게 만들었다. 이에 ‘1박2일’의 한 어린이 팬은 힘들어하며 산을 오르는 차태현에 ‘축지법 쓰세요’라는 최고의 피드백을 보여주기도.
마지막까지 ‘오도일이관지’를 외치며 현장의 배우와 스태프를 뒤로 날려버리는 차태현의 장난스러운 엔딩은 겨울 밤 이불 속에서 읽고 있던 전래동화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훈훈한 미소를 번지게 했다.
‘전우치’는 ‘한 번 도사는 영원한 도사. 나, 전우치가 영원히 살아있다는 것만 알아둬’라는 권력을 탐하는 이들을 향한 마지막 경고로 올바른 정치를 바라는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등, 막장을 배제한 착한 스토리는 권선징악이 절대불변의 진리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긴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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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