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매직이 이뤄질까.
한화 김성한(55) 수석코치는 현역 시절 최강군단 해태를 대표하는 강타자였다. 1988년 프로야구 최초로 30홈런 시대를 열어젖힌 김성한 수석은 홈런·장타율 타이틀 3회, 타점·안타 타이틀 2회를 차지하며 MVP에도 두 차례나 올랐다. 1986~1989년 한국시리즈 4연패 포함 해태 시절 7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축이었다.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도 강타자들을 숱하게 길러냈다. 해태 타격코치 시절에는 장성호를 외다리 타법으로 키웠고,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이호준을 강타자로 육성했다. KIA 감독시절에는 홍세완을 100타점 유격수로 만들었고, 김종국을 타율 2할8푼대 매서운 타자로 끌어올렸다. 자연스럽게 한화에서도 김성한 수석의 지도에 따른 타격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한화는 지난 몇 년간 타격 지표가 좋지 않았다. 2010~2011년 최진행과 2012년 김태균이 중심타자로 고군분투했으나 타선의 연결이 원활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강한 타자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흐름이 끊겼고, 득점이 꼭 필요한 순간 한 방이 부족했다. 전체적인 타자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과제인데 타격에 조예가 깊은 김성한 수석에게 거는 '매직'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성한 수석은 "타격에 있어 매직이라는 건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김 수석은 "선수마다 각자의 개성과 고유의 타격폼이 있다. 그것을 무리하게 뜯어고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선수들의 개성을 살리고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는 있어도 코치의 타격 이론을 선수들에게 주입시키는 건 아니다. 때문에 매직이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화에서는 타격폼에 변화를 주는 선수들이 있다. 군에서 돌아온 김태완은 배트 잡는 위치를 머리 앞쪽에서 어깨 뒤쪽으로 옮겼고, 좌타자 한상훈은 오픈`스탠스에서 스퀘어 스탠스로 바꾸며 테이크백을 짧게 만들었다. 또 다른 좌타자 추승우도 배트를 거의 반토막으로 잡으며 짧게 끊어치는 스윙을 구사한다. 하지만 폼 자체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큰 변화는 아니다.
김성한 수석은 "선수들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선수들과 마음을 열고 소통을 해야 가능하다. 해태 시절 장성호와 이호준의 경우에도 처음부터 잘 한 게 아니다. 장성호는 스윙이 늦게 돌아나와 어떻게 하면 타이밍을 맞출까 수없이 고민하다 나온 게 외다리 타법이었다. 이호준은 투수로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타자로 재능이 있었고 장타력을 키울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줬다. 한화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타격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 멘탈이다. 작년 한화는 승부처에 타자들이 쫓기고 맥없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이 같은 점을 보완하려고 한다. 찬스에서 큰 스윙을 가져가는 선수들이 보였다. 1년에 홈런 몇 개 칠까 말까 하는 선수들이 그런 스윙을 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 우선이다. 타격 기본은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지난 5년간 팀 타율이 8-7-8-7-7위에 머물렀다.
한화에는 김종모·전대영 두 명의 타격코치가 1군에 있다. 모두 노련한 타격 지도자들이다. 김성한 수석은 "내 보직이 수석코치이기 때문에 타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많이 가르치는 건 없다. 우리팀에는 좋은 타격코치들이 있고, 그들과도 끊임없이 타격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 감독-코치, 코치-선수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배팅량을 많이 가져가면서 전체적인 선수들의 강속구 대처가 좋아지고 있다. 경기를 통해 변화구 대처를 향상시킨다면 올해 한화 타격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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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