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아들' 임세업, 한화에서 꽃피우는 1군의 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2.08 10: 40

"세업아, 아버지가 부른다". 
한화 이종범 주루코치는 현역 시절에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였다. 하지만 지도자로 첫 발을 뗀 한화는 스타가 많지 않은 팀이다. 이 코치가 총애하고 있는 선수도 스타와는 거리가 먼 신고선수 출신의 외야수 임세업(30)이다. 이름도 생소한 선수지만 임세업은 한화 팀 내 최고 성실파로 인정받으며 이종범 코치의 총애를 받고 있다. '이종범 아들'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 그래서 이 코치가 그를 부를 때에는 "아버지가 부른다"는 농담까지 나온다. 임세업은 "코치님께서 여러 모로 많이 챙겨주고 관심을 가져주신다. 정말 감사하다"며 몸둘 바를 몰라했다. 
임세업은 우여곡절이 많은 인간극장의 주인공이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2년 2차 7번 전체 56순위로 삼성에 지명받았다. 당시 함께 입단한 동기가 권혁·조동찬·안지만·최형우로 이들은 이제 삼성의 절대 전력으로 자라났다. 그러나 임세업은 2005년 삼성에서 방출되는 등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그는 "내가 야구에 욕심 많은 편이다. 친한 동기들이 다들 잘 돼 기분은 좋지만 부러운 마음도 없지는 않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이 지금도 그를 그라운드에 남겨두고 있다. 2005년 방출 전 투수로 전업하기도 한 그는 방출된 뒤에도 삼성에 훈련보조요원으로 남아 야구와 인연을 이어갔다. 그러나 선수에 대한 미련 버리지 못했고, 2007~2008년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었다. 이 기간 중 그는 매주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 지도자 역할도 5개월 가까이 하며 야구를 보는 눈을 넓혔다. 
2009년에는 KIA와 계약하며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이번에도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채 1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아야 했다. 두 번의 방출에도 임세업은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야구를 할 수 있는 경찰청에 입대하며 주장을 맡아 첫 우승을 이끄는 등 탁월한 리더십을 선보였다. 그 누구보다 성실한 자세를 인정 받아 2011년 제대와 함께 한화와 신고선수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한화 관계자들은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꼭 잘 됐으면 하는 선수"라며 그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노력은 빛을 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서산 마무리훈련 때부터 강견을 앞세운 외야 수비력으로 존재감을 어필했고, 급기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수비가 좋은 선수다. 자신만의 특기를 가져도 1군에서 뛸 수 있다"고 독려했다. 올해부터 그는 신고선수 꼬리표를 떼고 정식선수로 등록됐다. 
임세업은 "해외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건 처음이다. 너무 기분 좋고 즐겁다. 이렇게 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라며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야구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절대 낙오되지 않고 캠프 마지막까지 꼭 살아남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장거리 러닝에서 항상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체력과 끈기가 아주 강하다. 
올해 목표는 역시 1군 무대를 한 번 밟아보는 것이다. "1군에서 뛰어보는 게 목표다. 그동안 1군에서 뛰고 싶어 쉽게 포기하지 못했다. 나아가 두산 임재철 선배님처럼 수비가 좋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싶다"는 게 임세업의 말. 신고선수들이 다는 90번대 번호를 떼고 새로운 등번호로 48번을 달고 있는 그는 "친누나가 직접 철학관을 찾아가 좋은 번호라며 추천했다. 48번을 달고 꼭 1군 무대에 서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온갖 역경 속에서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은 인간극장의 주인공 임세업. 과연 올해 한화의 숨은 진주가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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