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은 개뻥' 박보영 사태, 후폭풍 더 남았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2.08 08: 03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박보영 소속사 대표의 뜬금없는 폭로성 디스와 해명, 사과 등의 해프닝으로 때아닌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정작 트위터에 글을 올린 당사자는 실수를 자인하고 경솔한 행동을 연신 사죄하고 있지만 잘 나가던 프로그램에는 생채기를 입었기 때문이다. 생생한 오지 탐험기로 다큐 예능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글의 법칙’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진위 여부 논란은 새 시즌에 합류해 지난달 22일 뉴질랜드로 출국한 배우 박보영의 소속사 대표의 SNS 글로 촉발됐다. 김 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먹기 싫은 거 억지로 먹이고 동물들을 잡아서 근처에 풀어놓고 리액션의 영혼을 담는다고? 다음엔 뉴욕 가서 센트럴파크에서 다람쥐 잡아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여행가고 싶은 나라 골라서 호텔에서 밤새 맥주를 1000달러나 사서 마시고 이젠 아주 생맥주집 대놓고 밤마다 술 먹네”라며 '정글의 법칙'을 “개뻥 프로그램”이라는 원색적인 단어로 비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SBS 측은 “‘정글의 법칙’은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촬영 중에 벌어지는 것은 모두 사실이며 앞으로도 이런 원칙은 철저히 지켜질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는 것으로 김 대표의 글을 반박했다. SBS 측은 “촬영팀이 폭우로 촬영을 긴급철수하고 호텔에 임시 캠프를 마련해 머물고 있는 동안 사기 진작 차원에서 스태프들과 맥주를 마셨지만 이런 일들은 촬영지를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일상적인 일”이라며 “박보영이 촬영하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고생하는 것을 본 소속사 대표가 술 취한 상태에서 개인감정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이는 사실과는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연출을 위해 가짜 리액션을 요구한다는 글에 대해서도 “동물 촬영은 동물을 설명하는 인서트 촬영용으로 촬영한 것이며 출연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정글의 법칙’이 리얼을 바탕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임을 분명히 했다.
결국 이 같은 소동은 김 대표가 페이스북에 이른바 만취 상태에서 글을 올렸다는 또 다른 해명글로 일단락되는 듯 싶지만 ‘정글의 법칙’에 깊은 상처를 입혔음은 부인하기 힘들다. ‘정글의 법칙’을 오지 리얼 생존기로 여기고 프로그램을 주시하던 시청자들에게 이 같은 논란은 프로그램에 대한 진정성 문제를 의심하도록 하는 치명타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 ‘정글의 법칙’은 아마존 편을 방송하며 시청률이 20%대에 육박하는 등 '국민 예능'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이 같은 인기 요인은 ‘정글의 법칙’이 세 번째 시즌에 이르기까지 김병만을 비롯한 멤버들의 생존을 위한 '맨손 열정'과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는 총천연 자연이 만드는 풍광이 시청자의 가슴에 진정성 있게 다가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정글의 법칙’의 이번 리얼리티 진위여부 논란은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을 겨냥하는 부분이었기에, 앞으로 시청자들이 이 같은 점을 어떻게 받아들지 여부가 ‘정글의 법칙’ 제작진의 위기 극복 관건으로 보인다. 앞서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리얼한 가상결혼 생활을 내세우다 출연자에게 일어난 열애설 보도로 큰 상처를 입었던 것처럼 진정성 여부는 이제 프로그램의 명운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문제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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