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후반에도 넣고 싶었다".
최강희 축구 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엉크러져 있는 공격진 퍼즐을 맞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크로아티와 평가전을 마친 최강희호가 지난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해외파와 전지 훈련 장소에 곧바로 합류한 선수들을 제외한 채 이동국 최철순 김재성 이승기 김신욱 정인환 등 총 6명의 국내파가 최 감독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최강희 감독은 이날 기자들과 인터뷰서 "크로아티아전은 완패다. 전후반을 나눠 전술적 준비를 했는데 준비한대로 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수비에 문제가 있었고, 수비진에서 공격으로 전개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면서 "최종예선을 대비해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겠다"고 패인을 밝혔다.
한국은 7일 새벽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서 끝난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서 0-4로 대패했다. 전후반 각각 2골씩 내주는 졸전을 펼친 끝에 당한 완패였다.
보이지 않는 고충을 설명했다. 최 감독은 "(손)흥민이는 후반에도 넣고 싶었다"면서 솔직한 심정을 밝힌 뒤 "공격진 조합을 전체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며 교체 이유를 밝혔다.
앞선에서 좋은 몸놀림을 선보였던 손흥민과 지동원이다. 둘의 끊임없는 스위칭 플레이는 전반 30분까지 한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최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둘 대신 박주영 이동국을 투입하며 새판을 짰다. 전반에는 지동원을 원톱으로 둔 채 손흥민 구자철 기성용 이청용으로 하여금 뒤를 받치게 했고, 후반에는 이동국-박주영 투톱 체체 하에 김보경이 새롭게 가세했다.
최 감독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실전이었다면 컨디션이 좋았던 손흥민과 지동원을 더 오랜 시간 중용했을 터다. 하지만 평가전이었기에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고, 화두인 박주영 이동국 공존에 대한 해답을 반드시 찾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후반 경기력이 전반에 비해 한참 미치지 못하면서 0-4의 완패를 당했다. 기대를 모았던 박주영 이동국 공존 체제는 실패로 돌아갔다. 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은 셈이다.
최 감독은 "평가전을 하기 전에는 1명의 공격수를 두면 미드필드와 간격이 벌어지고 전방에서 고립될 수 있기 때문에 최종예선에서 투톱 체제를 쓰려고 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전 전반과 후반의 경기력에 차이가 났다. 미드필더가 부족하면 상대 역습에 대처할 수 없다"면서 "최종예선 상대는 수비 지역으로 깊숙히 내려와 역습을 펼칠 것"이라며 미드필더 숫자를 늘려 상대의 역습에 대비, 원톱 체제를 가동할 것임을 넌지시 내비쳤다.
최강희호는 오는 3월 26일 홈에서 카타르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을 치른다. 조 2위까지 브라질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가운데 1경기를 덜 치른 한국은 현재 조 2위에 올라있다.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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