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가요계에 정통 발라드가 실종됐다.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하거나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있는 곡 중에서 정통 발라드는 백지영 단 한 명으로 사실상 '실종'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승기, 나얼 등으로 대표되는 지난해 하반기의 힐링 뮤직은 멜로디와 랩이 어우러진 감성 힙합에 자리를 내줬으며, 정형돈은 '강북 멋쟁이'로 아직 '죽지 않은' 일레트로닉의 힘을 보여줬다. 소녀시대, 씨엔블루 등 대형 가수들도 댄스와 록 장르 등으로 인기를 모았다.

최근 컴백한 허각은 신곡 '1440'에서 일명 '허둥댄스'를 선보이며 상큼하게 옷을 갈아입었고, 라디의 신곡 '오랜만이죠', 허각의 선공개곡 '모노드라마' 등 그외 감성적인 곡들도 템포를 살짝 올려 미디엄템포를 표방했다. 허각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은 발라드를 선보여왔는데, 향후 공연 등을 대비해 장르의 다양화를 추구하게 됐다"면서 "앨범 전체에 여러 장르를 선보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재 활동곡 중 유일한 발라드인 포맨의 '안녕 나야'도 소울의 색깔을 강하게 해 정통발라드보다는 리드미컬한 느낌을 줬다. 포맨의 한 관계자는 "정통 발라드이기보다는 한국적 소울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발라드는 계절 불문하고 사랑받는 장르였는데, 이번엔 발라드 무대가 많이 없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감성 힙합은 발라드의 역할을 대체하면서 이별, 쓸쓸함 등의 감성을 노래, 크게 주목받고 있다. 배치기의 '눈물샤워', 리쌍의 '눈물'은 1~2월 가장 오래가는 롱런 곡으로, 슬픈 멜로디에 절절한 랩이 감성 전달에 뛰어났다는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향후 발표될 발라드 곡들도 템포를 올려 미디엄템포에 가까운 색깔을 낼 예정. 정통 발라드로는 KBS '아이리스2'에 삽입될 다비치의 '모르시나요'가 유일한 기대작. 빼어난 영상에 어우러진 정통 발라드는 대중의 흡입력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 이 곡은 70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선율이 담긴 곡으로 한동안 뜸했던 정통 발라드의 힘을 입증해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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