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최진행이 해줘야 한다.
한화는 올해 공격력으로 승부를 걸어야`한다. 그것도 장타력이다. 김응룡 감독은 "발 빠른 선수들이 해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주전으로 뛸 만한) 선수가 얼마나 되나. 도루가 안 되면 홈런으로 쳐야 한다"라며 중심타선에 기대를 걸었다. 한화는 지난해 타율-출루율 2관왕을 차지한 간판 타자 김태균과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강타자 김태완 그리고 지난 3년간 중심타자로 활약한 거포 최진행(28)이 클린업 트리오를 이루고 있다.
김응룡 감독은 김태균을 3번 타순으로 앞당기며 공격력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 감독은 "작년에 상대 투수들이 김태균과 대결을 거르고 뒷타자들과 승부했다"고 지적했다. 그 뒷타자 중 하나가 바로 최진행이었다. 지난해 유독 찬스에 약한 면모를 보이며 김태균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다. 김태균 이동한 4번타자 후보이기도 한 최진행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최진행은 지난해 120경기에서 타율 2할4푼8리 17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2010년 주전으로 발돋움한 뒤 가장 모든 부문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 시즌초반 슬럼프가 길어지며 심리적으로 쫓겼고, 찬스에서도 움츠러들었다. 4월 부진을 딛고 5~6월에는 맹타를 치며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7월 이후 다시 고전하는 등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최진행의 타순이 4번이 되든 5번이 되든 그의 앞에서 찬스가 많이 생길 것은 자명하다. 김태균과 김태완은 장타력도 뛰어나지만, 선구안이 좋아 출루 능력이 탁월하다. 최진행에게 어느 때보다 많은 타점 찬스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최진행이 찬스를 제대로 살린다면 한화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극대화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공격의 맥이 끊길 수 있다.
최진행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캠프 초반 무릎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차원이다. 그 와중에도 스스로 강한 열의를 보이며 훈련장에 꾸준히 나와 몸을 만들었다. 코칭스태프에서 "절대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몸 만들라"며 특별관리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한 선수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캠프 중반부터 배팅 훈련을 재개했고, 이제는 연습경기에도 참가하고 있다. 올해 최진행의 모토는 짧고 간결한 스윙. 김성한 수석코치는 "최진행은 힘이 뛰어나지만 너무 큰 스윙을 구사했다. 그 정도의 힘이라면 굳이 크게 스윙하지 않아도 정확하게 맞으면 담장을 넘어간다. 짧고 간결하게 스윙하며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동안 팔꿈치가 몸에 붙어있지 않고 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상체가 빨리 나갔는데 이 점을 보완하면 변화구 대처 능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태완·정현석 복귀에도 불구하고 최진행의 팀 내 비중은 여전히 크다. 그는 "지금은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훈련에 늦게 참가했는데 이런저런 말을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며 굳은 각오로 말을 아끼고 있다. 어느 때보다 진지한 모습으로 명예회복을 다짐하는 최진행이기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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