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줄부상 악재, KIA-LG 웃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2.09 07: 12

비교적 견고하게 보였던 4강 구도에 부상이라는 ‘바이러스’가 침투한 모습이다. 지난해 4강팀들이 암초를 피해가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성적을 벼르고 있는 KIA와 LG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각 팀별로 전지훈련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시점이다. 그런데 출발도 하기 전에 9개 구단의 희비가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좋은 성적을 냈던 팀들이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에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삼성은 정현욱의 LG 이적에 이어 권오준의 팔꿈치 수술로 중간계투진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2위 SK는 김광현을 비롯한 재활파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며 컨디션 조율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는 이용훈에 이어 외국인 선수 리치몬드가 부상 전선에 합류했고 두산은 이용찬 홍상삼이라는 마운드의 핵심 선수들의 수술 및 재활로 울상이다.

물론 지난해 4강이 거저 이뤄진 것은 아니다. 이 팀들이 가지고 있는 기초전력은 지난해 하위권 팀들에 비해 탄탄하다. 부상이라는 변수가 지각변동으로 이어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다만 시즌 초반 운영에 부담이 되는 것만은 확실하다. 또한 최근 프로야구 트렌드와 연관시켜보면 꽤 비중이 클 수도 있다. 시즌 초반 성적이 막판까지 그대로 가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초반에 넉넉한 승수를 쌓으며 일찌감치 치고 나간 팀들은 대개 가을잔치라는 수확물을 얻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가 대표적이다. SK는 이 기간 동안 항상 초반에 강했다. 2010년까지는 중반 이후 숨을 골라도 티가 안 날 정도였다.
반대로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한화는 매년 4월의 악몽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목표와 너무 떨어지다보니 동기부여도 힘든 측면이 있었다. 제 풀에 무너졌다는 의미다. 각 팀 사령탑들이 일찌감치 실전에 들어가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특히 올해는 일정이라는 변수도 있다. 9개 구단 체제가 됨으로써 불규칙한 휴식일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먼저 치고 나간 팀이 일정을 등에 업고 좀 더 전략적인 시즌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처럼 자타가 공인하는 1등 전력이 아니라면 시즌 초반 성적에 대한 비중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4강의 부상 악재는 이들의 빈틈을 노리는 나머지 5개 팀으로서는 호재라고 할 만하다. 이 기회를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팀으로는 역시 KIA가 첫 머리에 손꼽힌다. KIA는 전력만 놓고 보면 지난해 4강 팀들과 큰 차이가 없다. LG, 넥센, 한화에 비해 가을야구에 대한 근래 기억도 있다.
마무리에 대한 물음표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선발진은 리그 정상급이다. 또 김주찬을 FA로 영입함으로써 기동력과 상위타선을 강화했다. 초반에 좀 더 많은 승수를 쌓는다면 강력한 선발진의 힘을 바탕으로 좀 더 수월하게 승수를 쌓을 수 있는 팀이다. 부상에 시달렸던 중심타자들까지 살아난다면 금상첨화다.
가을에 목말라있는 LG에게도 나쁠 것은 없다는 평가다. LG는 최근 들어 항상 초반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 중반 이후 처진다는 한계를 뚜렷하게 드러내기도 했지만 올해는 운영의 묘를 발휘할 경우 일정 효과도 볼 수 있다. 예년보다 더 강력한 ‘초반러시’가 가능할 경우 4강권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다. 물론 4강들의 호재를 논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는 유효하다.
skullboy@osen.co.kr
[스페셜 프로모션] 정통야구매거진 오!베이스볼 정기구독 Big이벤트-글러브 증정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