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파 배우+착한 내용=흥행 코드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2.09 08: 47

최근 극장가의 흥행 코드 중 하나는 '연기파 배우+착한 내용'이다.
괴력의 흥행세로 500만명을 돌파한 '7번방의 선물'(이환경 감독)은 요즘 극장가의 대표적인 착한 영화로 막강 뒷심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 극장가 대 역전을 썼다. 앞서 '박수건달'은 유효기간이 지난 줄 알았던 조폭코미디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며 38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 영화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 두 영화의 특징은 연기를 보는 것이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정도로 신뢰감을 주는 연기파 배우와 착한 내용의이라는 공식이다. '7번방의 선물'은 류승룡, '박수건달'은 박신양을 원톱 주연으로 내세워 관객들을 웃고 울린다. 영화들은 감초 조연들을 대동해 초반 웃음, 후반 눈물과 감동이라는 신파 드라마로 자칫 오버스러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력은 관객들에게 설득력을 준다. 특히 류승룡의 경우는, 자칫 선입견을 줄 수 있고 희화화 될 수 있는 6살 지능의 아이 어른 용구란 인물을 연기하면서도 단순히 보는 이를 용구 캐릭터에 집중시키는 것이 아닌, 영화 전체에 초점을 맞추게 하는 어렵고 중요한 역할을 잘 해냈다는 평이다.

연기파 배우들은 소위 '나쁜 영화'(스릴러나 호러 장르)를 만났을 때도 큰 파격을 보여주지만(하정우-김윤석 '추격자', 이병헌-최민식 '악마를 보았다', 송강호 '복수는 나의 것' 등) '착한 영화'를 만났을 때 폭발적인 시너지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이병헌의 '광해:왕이 된 남자', 송강호의 '공동경비구역 JSA', 조승우의 '말아톤', 황정민-전도연의 '너는 내 운명', 김윤석의 '완득이' 등은 믿고 보는 배우들이 탄생시킨 감동의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2013년 1월 극장가의 흥행 코드는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착한 영화'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에 비해 한국영화 관객수가 약 45.3%로 급격히 늘어난 중심에는 착한 영화의 열풍이 있었다. '박수건달', '7번방의 선물' 등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15세 관람가 한국영화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가장 높은 비중(44.745%)을 차지한 것이다.
'타워', '박수건달', '7번방의 선물'로 이어진 흥행 레이스에는 감동과 재미가 함께 어우러진 가족 영화가 입소문 효과를 내면서 관객들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중문화에서 유행 중인 '힐링 코드'는 이런 착한 영화 열풍에 힘을 더했다. 특히 연기파 배우들이 치유해주는 '힐링'의 효과는 강력하다. 극장가에 새롭게 합류한 김윤석 주연 '남쪽으로 튀어' 역시 소소한 울림을 전하는 착한 영화로 충무로 대표 배우로 2월 설 연휴 특수를 받으며 흥행 행진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런 착한 영화의 독식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한쪽으로 기울여진 장르의 편중은 반작용을 낳기 마련이다. '7번방의 선물'과 쌍끌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하정우, 류승범, 한석규 주연 첩보액션 '베를린'과 오는 21일 개봉하는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주연 범죄 느와르 '신세계'는 이런 착한 영화 열풍의 한국영화계에 다양성을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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