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아마존’이 8일 방송을 통해 병만족의 아마존 탐험을 마무리 지었다. 고생만큼 값진 또 한 번의 야생 경험이었다.
아마존 탐험은 ‘정글의 법칙’ 사상 최악의 환경으로 불릴 만큼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다. 아마존 입성 첫날부터 미르가 불어난 강물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패닉 상태에 빠졌고, 뗏목 탈출 과정에서 추성훈이 강물에 쏠려 들어가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만나기도 했다. 김병만은 콩가 개미에 물려 온몸에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다 끝내 쓰러지는 등 아마존 밀림 적응 과정은 ‘달인’ 김병만에게도 쉽지 않은 최악의 고난이었다.
특히 아마존 탐험 과정이 지난했었던 건 병만족의 생존에 필요한 먹거리 자급자족이 거의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병만족은 여느 때처럼 낚시와 사냥, 열매 채집에 나섰지만 성공확률은 매우 낮았고, 가까스로 손에 쥐게 되더라도 그 양은 여타 오지 탐험 과정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 여섯 명의 멤버들이 나눠 먹는 모습은 안쓰러울 정도였다.

어딜 가든 따라오는 독충의 무서운 기세와 빽빽하게 우거진 밀림 숲을 헤쳐 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와오라니 부족을 만나 아마존 원시생활과 어우러지기 시작하면서 ‘정글’에도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병만족은 와오라니 부족의 도움을 받아 악어와 피라니아 사냥에 성공하고 전통의식에 따라 축제를 즐기듯 이를 나눠 먹으며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허허벌판에서의 생활이 아닌 인가를 통해 안전이 어느 정도 보장 받으며 ‘정글’을 보는 시선 또한 편해질 수 있었다. ‘정글’이 리얼 오지 탐험기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이지만 멤버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고생만 한가득인 과정은 보는 시청자에게도 부담감을 안겼기 때문이다.
또한 와오라니 부족의 전통 결혼식에 참여해 이를 함께 즐기고, 부족 아기에게 베이비 마사지를 하는 추성훈의 모습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만큼이나 값진 아마존 편의 또 다른 볼거리였다.
‘정글의 법칙’은 현재 조작방송이라는 의구심이 불거지며 진정성 측면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아마존 밀림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병만족의 모습이 주는 재미와 감동은 여전했다. 해프닝처럼 불거진 조작 논란에 방송 이후 시청자의 의견이 두 갈래와 나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지만, 3시간의 사투 끝에 결국 돼지 사냥에 실패하고 허탈해 하는 김병만의 표정과, 오랜 기다림 끝에 입질하기 시작하는 피라니아의 움직임에 환희의 표정을 짓는 박정철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의심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시청률 역시 18.1%(닐슨코리아 전국 집계)를 기록하며 지난주와 큰 차이 없이 금요일 밤 최고 자리를 지켜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을 통해 미르가 내뱉은 "몸 보다 마음이 힘들다"는 고백은 '정글'이 현재 처한 환경과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값진 경험이지만 ‘정글의 법칙’이 사상 최악의 악몽을 경험하고 있음에는 틀림 없어 보인다.
한편, '정글의 법칙'은 다음주 방송부터 갈라파고스에서 심해저 탐험에 나서는 병만족의 모습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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