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키나와 실전서 선발 물음표 해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2.10 06: 12

선발진에 붙은 물음표를 지울 수 있을 것인가. 
이제는 실전이다. 지난 8일부터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돌입한 LG가 총 12번의 연습경기를 통해 토종 선발진의 밑그림을 그린다. LG 김기태 감독은 1차 사이판 전지훈련을 마무리하면서 “(선발투수 중)아직 누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2차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연습경기 등 실전 등판을 치르면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LG는 긴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선발진을 구축하지 못했다. 불안한 선발진이 곧 10년 암흑기에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번번이 외국인 에이스 투수를 찾지 못했고 두 자릿수 승을 올린 국내 선발투수도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2011시즌 비로소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를 찾아 외국인 원투펀치는 구축했지만 봉중근 이후 믿을 만한 국내 선발투수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맘 때 상황도 올해와 비슷했다.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의 뒤를 잇는 토종 선발투수를 발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었다. 임찬규 신재웅 최성훈 임정우 정재복 등을 총 16번의 연습경기에서 골고루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이 중 누구도 풀타임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지 못했고 지난 시즌 선발진 평균자책점 4.25을 기록, 토종 선발진 구축은 또다시 실패로 돌아갔다.
오키나와에서 세웠던 계획이 하나씩 어긋난 결과였다. 작년 오키나와 캠프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뽐냈던, 토종 에이스감은 신재웅이었다. 기대했던 임찬규는 기복이 있었고 임정우와 최성훈은 선발 등판을 위해선 지켜봐야할 부분이 많아 보였다. 반면 신재웅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 대비해 빠르게 페이스를 올렸고 직구 구속은 140km 중반대까지 나왔다. 김기태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일찍이 신재웅을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 깜짝 선발투수로 낙점했었다.
그러나 막상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추운 날씨에 적응하지 못한 듯 무릎 통증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이승우가 시즌 초 신재웅의 공백을 메웠지만 신재웅이 후반기 11번의 선발 등판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3.33으로 호투한 것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LG는 준비했던 카드가 어긋나면서 인해전술을 들고 나왔다. 10명이 넘는 투수들이 경기 시작부터 마운드를 밟았고 시즌 초까지는 효과를 봤다. 특히 이승우 최성훈 임정우 신예 3인방은 프로 첫 선발 등판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초 예상 외로 선발 마운드가 안정됐으나 결국 이들 모두 확실한 해결사가 되기엔 기량과 경험 모두 부족했고 LG는 6월부터 추락했다. 우완 강속구 투수 장진용을 후반기 히든카드로 점찍었지만 콜업을 눈앞에 두고 부상으로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도 선발후보는 작년과 흡사하다. 이승우가 FA 보상선수로 지목되어 삼성으로 떠난 것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과 후보 명단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신재웅을 비롯해 임찬규 최성훈 임정우 등이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높이 도약할 확률은 얼마든지 있다. 이들 모두 두둑한 배짱으로 타자와의 승부를 즐길 줄 알며 결정구 장착이나 구위 향상 등을 내걸고 겨울 내내 땀을 쏟았다. 2010년 전면 드래프트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신정락은 군입대를 연기하고 작년 말부터 선발투수 전환을 위해 노력했고 투구 밸런스가 놀라보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오키나와 연습경기의 결과가 반드시 시즌 활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일본 팀이 한국 팀보다 스프링캠프를 늦게 시작한 만큼, 전반적인 컨디션에서 한국 팀이 우위를 점하곤 한다. 중요한 것은 선발 등판하는 투수들이 이번 연습경기에서 겨울부터 준비했던 것들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있다. 선발 로테이션 3자리를 향한 경쟁, 그리고 올 시즌 LG 최대의 반전 요소는 오는 11일부터 시작하는 연습경기에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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