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하지 않겠다".
애리조나 1차 캠프를 마친 KIA 외야수 이용규(27)는 새 시즌에 대해 두 가지 말을 했다. 하나는 FA를 의식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타석에서 자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모두 공격형 톱타자로 나서겠다는 이용규의 밑그림이다. 그만큼 2013시즌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이용규는 이번 시즌 스토브리그의 예비 FA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다. SK 정근우, 롯데 강민호 등과 함께 50억 원 이상의 초대박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FA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말은 눈앞에 놓인 돈을 쫓기보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어 이용규는 "올 시즌에는 공격적인 부분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 지난 시즌 타석에서 많이 자제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3시즌 목표로 3할 타율과 최다안타, 50도루를 내걸었다.
톱타자의 중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높은 출루율이다. 안타 생산성 뿐만 아니라 볼넷을 고르는 인내와 선구안이 필요하다. 그래야 도루 등 활발한 주루플레이로 상대 배터리를 흔들며 자력으로 득점권에 진출해 중심타선으로 연결해야 득점력을 높일 수 있다.
이용규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런데 올해는 자제하지 않고 적극적인 타격을 하겠다는 것은 볼넷보다는 안타로 보다 많은 출루를 하겠다는 선언이다. 타격 스탠스의 보폭을 줄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보인다. 짧고 정확한 조준 타격으로 보다 많은 안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용규의 최근 3년의 기록을 살펴보면 평균 140개의 안타와 70개의 사사구를 얻어냈다. 상대의 실책으로나 1루를 밟은 것을 제외하면 매년 210번 정도의 출루를 했다. 평균 득점은 80득점을 조금 넘긴다. 결국 이용규의 출루가 KIA의 득점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볼넷만 따지면 2010년 64개로 8위, 2011은 63개로 6위의 기록이다. 2012년은 66개를 얻어냈다. 붙박이 톱타자 가운데 가장 많았다. 출루율은 3할7푼7리로 12위에 랭크되었는데 역시 톱타자 가운데 1위이다. 자신의 말대로 1번 타자의 임무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2번타자로 뒤를 받치는 김주찬이 톱타자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듯 하다. 그는 "(김주찬의 가세로)나에게만 집중된 상대의 견제가 분산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상대배터리가 두 명의 톱타자를 상대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용규에게 여유가 있다. 이용규의 공격형 톱타자 변신을 통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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