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있어 선발투수의 몫은 절대적이다. 경기를 만들어나가는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선발투수가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잡을 경기와 포기할 경기가 갈라지기도 한다. 선발진의 높이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사정에 9개 구단은 올해도 어김없이 선발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벌써부터 각 팀별로 후보군들의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는 중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런 선발 로테이션에도 변수가 생겼다. 선발 로테이션 운영 방안을 놓고 각 팀 벤치가 골몰하고 있다. 일정 때문이다.
NC가 합류함에 따라 내년까지는 9개 구단 체제로 치러지는 한국프로야구다. 1주일에 4일을 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럴 경우 굳이 5명의 선발투수가 필요없다. 기량이 뛰어나거나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발투수들을 최대한 많이 당겨 쓰는 것이 이득이다. 강력한 1~3선발의 구축이 화두로 떠오르는 이유다. 물론 4일을 쉰다고 해서 1~3선발이 그대로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확률 자체는 분명 높다. 성적과 직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가장 굳건한 1~3선발을 구축한 팀은 어디일까. 물론 각 팀에서 가장 좋은 투수들이 위치하는 만큼 쉽게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 다만 이 자리에는 특별한 깜짝스타가 떠오를 가능성은 적기에 그간의 성적을 참고할 수 있다. 또 외국인 선발의 변수를 제어할 수 있는 국내파 선수들의 유무 등을 종합하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이 기준을 참고한다면 역시 KIA와 삼성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KIA는 지난해 20승을 합작한 앤서니-소사와 나란히 재계약했다. 여기에 윤석민 김진우 서재응이라는 검증된 선수들이 버틴다. 오른손 일색이라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이미 지난 시즌 막판 그 위력을 충분히 떨치기도 했다. 이닝소화능력에도 검증을 받았다.
지난해 최강의 선발 로테이션이었던 삼성은 외국인 변수가 있다. 새롭게 가세한 반덴헐크와 로드리게스의 적응 여부를 살피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도 국내파 선발 후보들이 즐비하다. 지난해 장원삼 윤성환 배영수는 총 38승을 합작하며 삼성의 안정된 시즌 운영을 뒷받침했다. 설사 두 외국인 선수가 부진에 빠진다고 해도 그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두산도 니퍼트 노경은 이용찬 김선우로 이어지는 막강한 선발 로테이션에 2010년 14승을 거뒀던 히메네스가 가세했다. 히메네스가 당시의 활약만 보여줄 수 있다면 1~3선발을 넘어 리그 최고의 선발진으로 손색이 없는 위용이다. 다만 이용찬의 팔꿈치 부상은 아쉽다. SK는 윤희상 송은범 등 국내파 선발이 화려하지만 세든과 레이예스의 적응 여부가 관건이다. 어깨 재활로 복귀 시점이 아직은 미정인 김광현에게도 물음표가 붙어 있다.
선발야구의 꿈을 꾸고 있는 롯데는 유먼 송승준의 뒤를 이을 한 선수가 필요하다. 새롭게 데려온 외국인 선수 리치몬드가 시작부터 부상으로 우려를 사고 있는 가운데 고원준 이용훈의 활약이 절실하다. 검증된 외국인 원투펀치가 버티는 넥센과 LG는 국내 선수 육성이라는 똑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당장 확실한 세 번째 선발 후보조차 안개속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9구단 일정에서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최하위 한화는 류현진 양훈 박찬호라는 선발투수들이 줄줄이 빠져나가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외국인 이상의 몫을 했던 류현진은 팬들이 그리워할 이름이 될 공산이 크다. 다만 바티스타가 선발 전환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이블랜드는 남다른 경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혁민 유창식이라는 영건들이 한 단계 성장할 경우 의외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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