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기성용, "결혼, 빨리 하면 좋을 것 같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2.10 07: 53

"결혼, 빨리하면 좋을 것 같다".
기성용(25)이 자라고 있다. 유럽 진출 후 자라난 신장 보다 더 크게 자라나고 있다. 단순히 축구선수로서가 아니라 외로운 곳에서 혼자 지내면서 인간적인 성숙도 함께 일궈내고 있다. 그만큼 기성용의 기량과 마음이 커지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10일(이하 한국시간) 기성용은 영국 웨일스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서 QPR을 상대로 풀타임 출전했다. 그의 활약 덕분으로 스완지는 QPR에 4-1의 대승을 챙겼다.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QPR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기성용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서 "오늘 수비적으로 임하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설 필요는 없었다"면서 "아델 타랍에 대해 많은 신경을 쓰라는 지시가 있었다. 그래서 상대를 잘 막아내며 귀중한 결과를 얻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 중반 타랍과 신경전을 벌였던 그는 "타랍에게 몇대 맞았다. 그가 거칠게 경기를 펼치면서 팔꿈치로 몇대 맞았다"면서 "우리도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대비를 했다. 오늘 선수들이 너무 좋은 모습을 보였다. 최근 3경기서 골을 넣지 못한 공격수들이 잘했다. 모두 만족할만한 경기를 펼쳤다"고 전했다.
스코틀랜드리그 셀틱에서 스완지로 이적한 그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팀도 중상위권 순위를 유지하고 있고 선수 본인도 19경기에 나서면서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경기장에는 그를 응원하기 위해 '강남 스타일'이 나올 정도로 팀 내부에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교민이 20여명 밖에 되지 않는 외진 곳이기는 하지만 기성용을 위해 스완지는 국내팬들을 초청할 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기성용은 팀내 최고 인기 선수로 자리 잡으면서 보답을 하고 있다.
스완지로 이적한 뒤 변한 것에 대해 그는 "EPL서 경기를 하는데 여유가 많이 생겼다. 팀에서 원하는 패싱 플레이나 중심을 잡아주는 플레이가 살아나는 것 같다"며 "셀틱에서 만큼의 골은 기록하고 있지 못하지만 경기 운영이나 팀의 중심을 잡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그것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굳이 내가 골 욕심을 내지 않더라도 걱정하지 않는다. 물론 골을 넣는다면 주목을 받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가 맡은 역할이 정말 힘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띄지 않지만 팀에 꼭 필요한 포지션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QPR과 경기를 포함 기성용은 최근 일주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미카엘 라우드럽 스완지 감독도 기성용에게 "대견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정신적, 체력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 해내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성용은 "일주일에 3경기를 뛰는 것은 쉽지 않다. 정말 힘든 상황이기는 하다. 그런 부분은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정말 많은 경기를 하고 있다. 부상을 당하고 싶지 않다"며 EPL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기성용은 스완지에서 축구 외에도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 빨리 결혼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할 만큼 적막한 도시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었다.
기성용은 "스완지 적응은 정말 어렵다. 할게 너무 없다. 딱히 할 일이 없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외롭기도 하다. 그런 부분도 이겨낸다면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계약기간 동안 잘 이겨내야 한다. 결혼도 빨리 하고 싶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있으면 외롭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일찍 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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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지(영국)=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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