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럽 축구계를 뒤흔든 승부조작 파문에 휩쓸렸다. 승부조작 팀들이 맨유에 최소 3점 이상 차이로 패하는데 큰 돈을 걸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10일(한국시간) 세르비아의 갱 출신이자 승부조작에 관련된 한 인물의 제보를 받아 승부조작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카레스라는 이름의 이 제보자는 통역사이자 유럽 전역에 걸쳐져 있던 승부조작 네트워크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인물이 제보한 경기 중 하나는 지난 2002년 8월 있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최종예선 3라운드 2차전 맨유와 잘라이게르세그 TE(ZTE)의 경기. 당시 1차전서 무명의 헝가리 팀인 ZTE에 0-1 패배를 당한 맨유는 올드 트래퍼드서 무려 5골을 퍼부으며 5-0으로 승리를 거뒀다.

카레스는 바로 이 경기서 조작이 있었다고 제보했다. 당시 경기가 열리기 일주일 전, 크로아티아 범죄 조직과 회의를 갖고 ZTE가 최소 3골 차이로 패하는데 어마어마한 금액을 베팅했다는 것이다. 카레스는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매달 다수의 범죄 조직이 승부조작을 위해 만난다고 전하며 자신은 그들과 관계에 문제가 생겨 내부고발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 축구서포터즈협회 말콤 클라크 회장은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 어떤 팬이라도 누군가의 개입으로 인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5-0으로 승리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맨유는 루드 반 니스텔루이의 멀티골과 데이빗 베컴, 폴 스콜스, 올레 군나르 솔샤르의 연속골로 5-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들 중 누구도 승부조작에 개입됐다는 주장은 없으며 ZTE의 패배만이 승부조작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폴은 여전히 300개가 넘는 경기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번 ZTE와 맨유전 승부조작 제보에 대해서는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ZTE 단장인 아틸라 데시 역시 "우리는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 승부조작에 연루되지도 않았다"고 강경히 부정하고 있으며 맨유 역시 "그 어떤 혐의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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