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2013년 포수 운용 구상이 드러났다. 주전 박동원, 백업 허도환 체제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텍사스 레인저스볼파크에서 넥센의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염경엽(45) 감독은 올 시즌 포수 운용 방안에 대해 "박동원이 주전으로 먼저 시작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허도환이 브랜든 나이트의 전담 포수와 함께 백업의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신예 박동원(23)의 주전 발탁이다. 개성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2차 3번 전체 19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박동원은 2010년 7경기를 뛴 게 1군 성적의 전부. 하지만 지난 2년간 상무에서 기량이 급성장했고, 제대와 함께 일약 주전 포수로 도약할 기회를 잡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을 주전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가능성과 비전을 봤다. 아직 캐칭과 블로킹에 약하지만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다. 포수로서 가능성이 크고, 방망이도 좋다"며 "마무리캠프 때 좋은 모습을 확인하곤 내 마음속으로 어느 정도 결정을 내렸다. 멘탈이 좋고 성실하며 적극적이다. 기회를 잡느냐 마느냐는 본인의 몫"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활약한 박동원은 2군 퓨처스리그 75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 9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2루 송구과 함께 기존의 넥센 포수들보다 방망이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군복무를 마친 만 23세의 어린 포수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많이 남아있고, 염 감독은 그 가능성에 과감히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염 감독은 "박동원은 1군 경험이 없다. 하지만 꼭 경험 많은 포수를 찾을 필요는 없다. 경기 중 어려운 상황에서는 김동수 배터리코치 등이 벤치에서 사인을 줄 수 있다. 스스르도 왜 그런 사인이 났는가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며 성장할 수 있다. 경험있는 포수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벤치에서 70% 정도 경험없는 부분을 커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동원을 뒷받침할 백업 포수는 지난 2년간 주전급으로 활약한 허도환이 맡는다. 염 감독은 "2년간 1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세이브 포수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나이트와도 호흡이 좋은데 지난해 16승4패의 성적을 무시할 수 없다"며 나이트의 전담 포수이자 세이브 포수로 수비가 좋고, 파이팅 넘치는 허도환을 쓰기로 결정했다.
이어 염 감독은 "박동원과 허도환이 안 좋을 때에는 지재옥과 최경철을 쓸 것이다. 박동원의 자리는 지재옥, 허도환의 자리는 최경철이 맡는다. 박동원과 지재옥 등 젊은 포수들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수의 은퇴 이후 늘 포수 문제에 발목을 잡힌 넥센이 올해는 그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