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한석규, 여기 꽃중년 한 명 추가요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2.10 08: 53

류승룡, 김윤석, 최민식에 이어 꽃중년 한 명이 나타났다. 영화 ‘이층의 악당’ 이후 3년여 만에 ‘베를린’으로 스크린에 컴백한 한석규가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다.
‘베를린’에서 충무로 대세 하정우와 대한민국 대표 간지남 류승범이 수컷 냄새를 한껏 풍기며 여심을 홀리고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 한석규가 나이 50에도 두 30대 남자 배우들 못지않게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베를린’은 살아서 돌아갈 수 없는 도시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사상 초유의 미션을 그린 작품. 한석규는 극 중 국정원 요원 정진수로 분한다.

정진수는 걷잡을 수 없는 국제적 음모와 그 배후를 추적하는 국정원 요원으로 베를린에서 발생한 불법 무기 거래 사건과 이를 둘러싼 비밀 요원들 간의 다툼에 뛰어들어 일련의 사건들을 집요하게 쫓기 시작한다. 숨겨진 정체의 비밀 요원들 간의 연결 고리를 찾아내 국제적인 음모를 밝혀내는 인물이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전설 영화 ‘쉬리’ 이후 14년 만에 다시 국정원 요원 역할을 맡은 한석규는 ‘쉬리’의 유중원에 노련미와 능청스러움을 더해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탄생시켰다.
수트에 허리를 질끈 묶은 바바리코트를 입고 베를린의 뒷골목에 서 있는 장면에서는 중후한 매력을 뿜어내고 호텔 총격신에서는 진한 카리스마를 풍기며 꽃중년다운 비주얼을 선보인다.
비주얼뿐만 아니라 신들린 연기로 또 한 번 감탄을 자아낸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녹슬지 않은 연기를 보여준 한석규는 하정우와 류승범을 잡겠다는 집념을 보이며 끝까지 추적하면서 오로지 목적에 중독된 모습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하정우를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며 인간미를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극에 애잔한 감성을 가미한다.
한석규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게감 있는 연기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중간 중간 양념을 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욕세종으로 감칠맛을 더했던 것과 같이 한석규는 진지한 듯하다가도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툭툭 꺼내 절로 웃음 짓게 한다. 영화 말미 하정우가 “왜 이렇게 목숨을 걸고 하냐”고 물어봤을 때 하는 대답은 명대사라고 할 정도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린다.
독특한 컬러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부터 재치 있는 모습까지 다양한 선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관록의 연기를 선보인 한석규, 올해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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